14번째 불려…지난 1월 당 전원회의 때 30여명 규모 정치국에서 탈락과는 위상 달라져
남북관계와 대외 정책을 총괄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83일 만에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특히 김 부부장은 이날 14번째로 호명돼 정치적 위상이 대폭 상승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17일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 중앙추모행사를 열었다. 이날 김 부부장도 참석했는데, 그의 공개석상 등장은 지난 9월 25일 한국을 향해 공정성과 존중을 요구한 담화 이후 처음이다. 북한 매체들은 다음날 (18일) 사진과 함께 주석단에 등장한 참석자들을 소개하면서 김 부부장을 14번째로 호명했다.

북한 당국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오른쪽 6번째였다. 평소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간부들이 서열 순서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가며 자리가 배치되기 때문에, 순서대로 호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공식 행사를 하며 권력 서열 순으로 호명하는 관례가 있다"며 "김정은에 이어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정치국 위원에 이어 김 부부장을 호명한 것으로 미뤄 그가 당 정치국 위원 또는 후보위원급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당 전원회의 때 30여명으로 구성된 정치국에서 탈락했던 김여정의 위상이 공식적으로 대폭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 매체들은 행사 참석자들을 소개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이어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ㆍ조용원 당 조직비서ㆍ김덕훈 내각총리ㆍ박정천 당 비서 등 5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을 제일 먼저 전했다. 이어 이일환ㆍ정상학ㆍ오수용ㆍ태형철ㆍ김재룡ㆍ오일정ㆍ김영철ㆍ정경택 등 정치국 위원을 호명한 뒤 이어 김여정을 비롯해 김성남ㆍ허철만ㆍ박태덕 등 10여명의 당 후보위원의 이름도 적었다. 이렇게 보면 서열순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북한은 참석자들의 면면을 "당과 정부의 간부들"이라고만 밝혀 김 부부장이 정치국 위원 또는 후보위원으로 참석한 것인지, 지난 9월 자리에 오른 국무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당·정·군 고위 인사들은 금수산태양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도 참배했는데, 여기에서 김 부부장은 지난 7월 김일성 주석 27주기 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다섯 번 째줄 맨 왼쪽에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중앙추모대회와 달리 참배 때는 위상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임재섭기자 yjs@dt.co.kr

17일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인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중앙추모대회를 개최했다.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른쪽으로 김덕훈 총리, 오수용ㆍ김재룡ㆍ김영철 위원 다음에 김여정 국무위원이 서 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17일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인 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중앙추모대회를 개최했다.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른쪽으로 김덕훈 총리, 오수용ㆍ김재룡ㆍ김영철 위원 다음에 김여정 국무위원이 서 있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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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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