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서 예산 분리, 직속 기획예산처 신설 검토
과거의 국무총리실 산하 부처 아닌 대통령 직속 기구
이 후보, 홍남기 부총리 겨냥 “만행 가까운 예산 편성” 공개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 가칭 '기획예산처'를 대통령 직속 부처로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재부가 국민적 필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인식에 따라 대통령 의지에 맞춰 예산을 편성·집행할 수 있도록 정부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과 함께 기획 기능까지 떼서 청와대 직할에 가칭 기획예산처를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기획재정부는 2008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그 당시에는 장관급 부처였으나 2013년 부총리급으로 격상되면서 예산 기능을 가진 경제정책 컨트롤타워가 됐다. 이 후보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해서 기획예산처가 신설된다면 14년만이 된다. 과거 기획예산처는 국무총리실 산하 부처였지만, 대통령 직속 기구로 만들어지는 것은 처음인 셈이다.

기획예산처가 만들어지면 예산 편성과 집행이 이전보다 과감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는 국가부채 비율과 관련,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비정상적인 상태"라면서 국가부채 문제가 민생 대책에 장애가 돼선 안 된다고 밝혔었다.

이 후보가 기획예산처 신설을 검토하는 데에는 기재부의 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기재부가 국가부채 등의 이유로 소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실제 이 후보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직접 겨냥, "따뜻한 안방에서 지내다 보면 북풍 한설이 부는 들판을 알지 못한다"(9월10일), "홍 부총리가 만행에 가까운 예산을 편성했다"(11월15일), "도대체 왜 이러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지난 6일)는 등 기재부에 대한 고강도 비판을 이어왔다.

이 후보가 내년도 예산 처리 과정에서 강조했던 민생 지원 3대 패키지(전국민 재난지원금·지역화폐·손실보상) 가운데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기재부의 반대 속에서 결국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온 이 후보가 신설 부처를 대통령 산하에 두고 직접 관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되면 직접 예산 편성과 집행을 관리, 주요 민생 시책이 기재부의 벽에 부딪혀서 불발되거나 약화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국무조정실 산하에 예산 기능을 두는 방안도 있지만, 대통령 주도로 현재 민생 위기를 극복하려면 청와대 산하로 두는 게 맞는다"면서 "구체적인 정부 조직 개편 방향과 내용은 다른 부처와 함께 최종적으로 논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대응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대응 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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