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시적 중과 완화 주장에 정부선 "부작용 크다" 반대 입장 감면 기대감에 매매시장 더 위축 이달 서울 누적 거래 149건 그쳐
한 시민이 부동산 매물정보가 붙어 있는 공인중개업소 게시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여부를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자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일부 집주인들이 양도세 감면 기대감에 매물을 회수하고 있으며, 매수자들도 양도세 감면 시 매물이 늘고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가 사실상 올스톱됐다.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 거래 분위기는 더 위축됐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누적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49건에 그친다. 서울 전역을 통틀어 하루 평균 8건 정도 거래되는 셈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309건으로 2019년 3월 2282건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거래량이 연초 대비 반 토막 났던 올해 9월 거래량 2699건보다도 390건이 적으며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거래량도 3만9876건에 그쳐 2012년 같은 기간의 3만2970건 이후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 이처럼 '거래절벽'이 심화된 이유는 양도세 인하 이슈 때문이다. 지난달 올해 종부세 부담이 역대급으로 커졌다는 불만이 제기되자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를 배제하지 않고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까지 직접 나서서 "1년 정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아이디어를 제가 내서 당과 협의 중"이라고 공식화하자 좀 더 기다려보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양도세 중과를 1년간 한시 완화하면서 6개월 이내 팔면 완전 면제, 9개월 이내 절반 면제, 12개월 내 25% 면제로 면제율을 차등 적용하겠다는 이 후보의 유예안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청와대와 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이 흐트러져 신뢰가 훼손되고 시장에 미치는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택 시장은 매도·매수가 모두 관망세로 돌아섰다. 최근 보유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려고 내놨던 매물을 다시 회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리센츠 전용면적 84㎡를 시세보다 1억2000만원 낮춘 24억8000만원에 팔려고 내놨던 집주인이 양도세 중과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나중에 팔겠다며 다시 회수해갔다"며 "양도세 중과를 풀어주면 세금이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지금 팔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매수자들도 양도세 중과가 풀려 매물이 증가하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모두 관망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양도세 완화 여부를 놓고 부동산 업계의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를 과감하게 풀 경우 다주택자들이 일부 매물을 내놓으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내년 서울 입주물량이 줄고 전세도 불안한 상황에서 자칫 양도세 중과 완화가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양도세 자체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현재 다주택자 양도세율은 징벌적인 수준으로 지속가능한 세율이 못 된다"라며 "일반세율이 어려우면 최소한 7·10 대책 이전 수준으로는 낮춰줘야 시장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시장에 주택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가격이 안정되려면 한시적 완화가 아니라 전면적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