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방문 긍정적 의사표시 타임오프제도 "지원할 때 됐다" 재계 "기업활동 어려워져" 당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정책간담회를 하기 전 김동명 위원장으로부터 노동자의 요구를 담은 책자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재계가 초비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내 국회 처리를 촉구하는 가운데 야당 대선후보까지 찬성의 뜻을 내놓으면서 노동이사제 도입이 현실로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이 민간기업까지 이어질 것이고, 결국 기득권 노동조합에 더 힘을 실어주는 등 기업활동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공공부문 개혁이 선행되지 않는 노동이사제는 결국 청년 일자리 확대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윤 후보는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타임오프제에 대해 "여러 면에서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지원할 때가 됐다"며 '찬성의 의미'를 분명히 언급했다고 김병민 선대위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노동이사제에 대해서도 "윤 후보뿐만 아니라 당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윤 후보는 "(노동이사제가)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노사가 동반자란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공기관 합리화와 부실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타임오프제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모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약이다. 윤 후보까지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선거 전 입법 논의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23일에는 YTN 인터뷰에서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노동이사제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며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패스트트랙이라는 합법적 절차를 거쳐서 처리해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8일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공기관의운영에관한법 개정안 등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해 처리를 시도했고, 야당이 반발하자 안건조정위 구성을 신청했다.
안건조정위 재적위원 6명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법안은 통과되는데, 현재 기재위 재적 인원 25명 중 민주당 소속이 14명에 달한다.
재계는 보수 성향인 윤 후보까지 노동이사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을 계획은 없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윤 후보는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에서 열린 경제단체들과의 간담회에서 "노사가 같은 운명에 처한 상황에서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며 노조 쪽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윤 후보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찬성 발언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태기 전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윤 후보가 방향감각이 흔들린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친 시장적이고 기업이 일자리를 만든다고 해놓고 노동이사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상충되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 개혁을 확실하게 해주는 빅딜이 전제되지 않는 한 윤 후보가 잘못하는 것"이라며, 노동이사제가 소위 '귀족노조'의 기득권 지키기로 이어질 경우 MZ세대의 반발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