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민주당'을 천명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돌격 본능을 발휘하며 정책 사안 이슈를 연일 치고 나가고 있다. 그러나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설익은 아이디어로 내부 엇박자와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한시적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제시한 것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1년 정도 한시 유예하는 아이디어를 제가 내서 당과 협의 중"이라면서 이런 의견을 돌발적으로 언급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완화는 정부의 방침과도 상반된다는 점에서 당정을 포함해 여권 내 갈등이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14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안에 대해 "작년 5월 말까지도 유예를 해줬는데, 효과가 없었다는 검토 의견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의 말을 근거로 해서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당정 협의도 하기 이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2시간여 뒤 국회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를 1년 유예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기본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공식적으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6개월·9개월·12개월 등 처분 시점에 따라 중과 면제율을 달리하는 이 후보 아이디어를 골간으로 할 것이라며 이달 임시국회 내 입법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견을 드러낸 것은 두 사람만이 아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정부 정책의 신뢰가 무너져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을지로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이 "집을 팔아서 그만큼 불로소득을 얻었으면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 그게 조세정의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선대위 정책본부장인 윤후덕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장기보유 특별공제 기산 시점을 (1주택이 된 시기로) 계산하면서 다주택자 중과세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면 매물 잠김 현상이 해소돼 공급이 늘어나고 주택 가격이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라며 이 후보를 옹호했다.
표면적으로 당내 찬반론은 이 후보의 주장대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로 매물 유도 효과를 낼 수 있느냐를 쟁점으로 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앞서 한 차례 시행했을 때 확인했듯이 다주택자들이 양도세를 깎아준다고 주택을 처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옹호론 입장에서는 당시와 주택시장 상황이 달라진 만큼 집값이 내리기 전에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중과 유예가 거론되면 내놓으려던 매물마저 거둘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양도세 중과 유예를 내세워 중도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과 다주택자 불로소득에 대한 부자 감세를 정당화하는 것은 민주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반대도 문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2일 "정부 내에서 논의된 바가 전혀 없고 추진 계획도 없음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었고 같은 날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도 KBS 유튜브에 출연해 "다음 정부에서 검토할 문제"라고 밝혔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성주군 별동네 작은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반상회에서 지역 주민들과 지역화폐의 효용성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