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자료: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정부의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이 대폭 감축되면 발전 부문 세수가 지난해 대비 최대 30% 가까이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탈(脫)탄소'가 진행될수록 탄소배출권 대금은 물론 내연기관차 관련 세입도 감소하기 때문에 세입에 상당한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부터 신설되는 2조원 대의 '기후대응기금' 외에는 에너지 세제 개편 등 장기적 탄소중립 재정 계획에는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다.

7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발전 부문 에너지세 중장기 세수 전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종료 시점인 2034년에는 액화천연가스(LNG)·유연탄 발전 등에 부과되는 발전 부문 국세(개별소비세) 수입이 2020년 대비 최대 28.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당 보고서는 연구원이 이동규 서울시립대 교수와 강성훈 한양대학교 교수 등 외부 연구진에 의뢰해 작성됐다.

연구진은 석탄발전 감축량이 가장 큰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2020년부터 2034년까지 15년간 제세부담금 총 수입액은 76조6000억원으로, 2020년 대비 1조5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제세부담금 중 국세 수입은 2020년 대비 1조2000억원(28.2%) 감소한다. 보고서는 "유연탄이 국세수입에 가장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석탄화력 발전을 억제할수록 제세부담금이 감소한다"며 "탄소중립 선언 이후 급진적인 탈탄소계획이 반영될 경우 발전 부문은 더 큰 제세부담금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은 물론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중장기적인 재정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2050년 탄소중립에 따른 구체적인 방안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세수 감소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정부의 목표대로 탄소중립이 추진된다면 발전 외 부문에서도 세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탄소중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부터 기후대응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는데, 기금을 구성하는 탄소배출권 매각대금은 탄소배출량이 줄어들수록 감소하는 구조다. 2022년 기후대응기금운용계획안을 보면 기금 수입의 27.5%인 7306억원이 탄소배출권 매각대금에서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배출권 매각대금은 배출권 가격 변동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 구조인데 향후 배출량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어 매각 단가가 연쇄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배출권 단가는 2020년 1월 기준 톤당 3만8035원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에는 평균 톤당 1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기후대응기금 수입의 44.2%를 차지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도 마찬가지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휘발유·경유 같은 수송 에너지에 부과되는 것이어서 친환경차 확대 정책을 펼수록 세수가 줄어든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교통·에너지·환경세 세수는 2017년 15조6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0회계연도 결산 기준 13조9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하지만 정부는 에너지 세제 개편에 대한 고민 없이 올해 일몰 예정이었던 교통·에너지·환경세의 유효기간을 2024년까지 3년 더 연장했다.

예정처는 "단기적으로 기후대응기금의 수입이 감소하거나, 목표로 설정한 수입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기금을 통해 수행하는 재정사업에 대한 지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다 안정적인 기금재원 조달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교통·에너지·환경세는 물론 발전용 유연탄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도 석탄발전 제약으로 줄게 돼 전반적으로 에너지 관련 세수가 감소할 것"이라며 "에너지 소비로 발생하는 다양한 환경오염과 관련한 에너지 과세를 포함해 전반적 에너지 세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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