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4.5% 증가 관리 속에
총량관리식 대출규제 영향 여전
내년도 올해 11월 수준 한파 예고
중저신용자 인센티브 부여 변수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제공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제공
지난 11월 지속한 역대급 대출가뭄이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은행권이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4.5% 수준으로 관리키로 했기 때문이다. 월별 취급총량은 2조6000억원대에 그친다. '총량관리'식 대출규제가 실수요자 자금줄을 옥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말부터 이달초에 걸쳐 주요 시중은행으로부터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자체 관리안을 전달받았다. 앞서 금감원이 내년 관리 목표를 4.5%로 수준으로 제시하라고 전달하면서, 각 은행은 4.5~5% 수준의 목표치를 제출했다. 최종안은 이달말 확정될 예정이다.

연간 취급 한도가 올해보다 수조원가량 낮춰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지난달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내년 취급한도 4.5%를 산출하면, 31조8900억원이다. 이번달에 2~3조원의 가계대출이 새로 취급된다고 하더라도 내년 한도는 32조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를 월간으로 환산하면 대략 2조6000억원으로, 은행별 한도는 5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연간 32조원은 올해 1~11월 5대 은행 가계대출 취급분(38조5000억원)의 80% 수준에 그치며, 작년 증가액(59조3977억원)의 절반(53%)에 불과하다. 특히 2억원대의 취급 한도는 일부 시중은행이 부동산 담보·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했던 올해 11월 수준이다. 2022년 내내 지난 11월과 같은 대출 한파가 이어진다는 의미다.

올해 월평균 가계대출은 3조5000억원가량이었다. 그마저도 사상 최대인 80조원의 공모주 청약이 몰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관련 대출이 실행된 4월(-3조547억원)과, 상환 여파가 이어진 5월(1조2996억원)을 제외하면 월평균 3조8000억원대로 늘어난다.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분기별 '안분' 계획을 밝히면서 연초 대출 특수도 사라질 전망이다. 통상 연간 대출총량이 확정되더라도 대출 수요가 많은 상반기에는 대출 공급이 차질이 없었다. 연말까지 관리 한도가 넉넉히 남기에 은행들도 무리없이 대출을 내줬다. 하지만 지난 3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분기별 공급계획을 안분하는 등 금융회사의 체계적 관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은행권이 올해 1~4월간 취급한 가계대출 총액(20조7084억원)을 내년에도 동일하게 실행할 경우 연간 총량의 삼분의 이 이상을 소진한다. 올해와 같은 대출절벽 사태가 발생할 게 자명하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자는 "월별, 분기별 취급계획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단, '중금리대출에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제시한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한도 총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올해 4분기 전세자금대출을 총량 한도 책정에서 예외로 해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총량관리' 방식의 대출규제가 지속되는 한 실수요자 피해를 불가피하다고 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이 충분한 실수요자는 민간 금융기관이 자금공급을 맡고, 중저신용자는 정책금융기관에서 책임져야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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