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전세계 항공사 예약 감소 경고
대한항공 日 노선 운항 주2회로 축소
정제마진은 배럴당 3.0달러 절반 하락
조선업계 해외출장·선주미팅 등 제약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피해가 항공과 여행, 정유산업 등에서 가시화 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경영 전략 수립 일정을 멈춘 채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중이다.

기업들이 이 같이 오미크론 변이의 변수에 속수무책인 이유는 우선 이 변이 자체의 불확실성이 높아서다. 특히 이런 불확실성은 기존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고 있던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경쟁 등의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덮쳤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오미크론 변이의 불확실성에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8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0% 각각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 역시 1.55% 내렸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DAX30 지수(-1.2%), 프랑스 CAC40 지수(-0.8%), 영국 FTSE 100 증시(-0.7%) 등이 모두 1% 안팎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4%(3.77달러) 떨어진 66.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 하락은 원자재값 상승세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전반적인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다. 여기에 투자심리까지 위축될 경우 세계 경제는 말 그대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처럼 얼어붙을 가능성도 있다.

벌써 일부 업종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피해가 현실화 되면서 산업계의 긴장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항공사들이 예약 감소를 경고하고 있으며, 유럽의 기업 임원들은 출장계획을 줄이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오미크론 변이 전파를 막기 위해 이 변이가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막았고, 이스라엘과 일본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국내의 경우 대한항공이 외국인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일본 노선 운항을 축소했다. 당초 이달 인천~오사카 노선을 주3회 운항하려고 했지만, 3·4주차에는 주 2회만 운항하기로 했다.

여행업계에서도 지난 주말부터 다시 신규 고객이 감소하는 추세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이번주 월·화요일 여행상품을 구매한 신규 고객은 지난주 같은 요일보다 20% 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제조업 전반에도 위기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고전했던 정유업계에는 벌써부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의 동반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조짐이 보인다.

자동차 업계는 당장 눈에 띄는 조처를 취하고 있지는 않지만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탓에 발생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업계는 수급난이 점차 해소되며 기지개를 켜는 상황에서 다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해외 출장이 어려워지면 선박 발주를 위한 선주 미팅 등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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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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