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순대국' 전국적인 유명세… 특산품·약초·공예품 판매점 즐비 전주한옥마을서 5분 거리지만 코로나 여파로 관광객 유입 줄어 야시장 중단에 청년몰 타격… 온라인몰 판매로 매출 확대 노력
전주남부시장 남문에 위치한 조점례 남문피순대 앞에 손님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강민성기자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전주 남부시장
'전주'하면 떠오르는 것은 다채로운 반찬과 제철 음식이 한상 차려진 한정식이 생각난다. 음식에 대한 기대 만큼 전주 남부시장은 곳곳에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식당들이 있었다.
특히 전주 남부시장 남문쪽에 들어서면 '맛집 골목'처럼 강렬한 분위기가 풍긴다. 남부시장 남문에는 장터 순대국 특유의 냄새와 함께 진한 돼지고기 육수향이 골목을 가득 매운다.
남부시장의 유명맛집인 '조점례 남문 피순대'와 '풍남 피순대국' 식당 앞에는 대기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시장을 둘러보기 전 든든하게 한끼를 먹기 위해 순대 국밥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서울, 경북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도 많았다.
대기줄에 서 있었던 한 손님은 "아이들과 종종 먹방여행을 다니는데 이번주는 전주로 왔다"면서 "피순대는 찹쌀순대보다 선지가 많이 들어가 특유의 맛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감염 등으로 내부에서 음식을 먹는 것을 꺼리는 고객들이 있어 순대국을 직접 포장을 해서 나가는 손님들도 있었다. 피순대국를 주문하면 깍두기 등 김치류를 비롯해 깻잎, 부추, 고추, 마늘, 파 등도 함께 나온다. 피순대국에는 순대를 비롯해 각종 부속 내장들이 가득 담겨진 것이 특징이다. 쫄깃하고 기름진 고기들을 흰 밥과 함께 먹는 재미가 있다. 또 피순대를 따로 주문하면 초장을 주는 것도 이색적이다. 가게 손님 중 한명은 "피순대는 선지가 많아 부드럽고 기름지다"면서 "피순대를 초장을 찍어 먹거나 새우젓 하나 올려 쌈을 싸서 먹어도 맛있다"고 말했다. 전국 유명 맛집 중 하나인 이 식당은 전국 각지에서 택배 주문도 받는다고 한다. 남부시장에서 피순대국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시장을 천천히 둘러봤다.
열십(十)자 구조로 쭉 뻗은 남부시장은 2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는 채소, 생선, 고기 등 식재료를 파는 점포들과 약초, 공예품, 주단, 생활필수품 등 공산품 가게들이 있다.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테이크아웃(takeout) 커피점도 있었다. 남부시장안 '로앤진'이라는 카페는 커피와 차, 쥬스 등 음료와 함께 전주 관광 특산품인 전통 '모주'를 진열해 판매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남부시장은 제철 식재료들이 진열대에 한 가득 펼쳐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11월 중순인 가을 계절, 남부시장은 서울에서 보지 못한 다슬기(고동)가 있는가 하면 제철 식재료인 굴도 싱싱하게 진열돼 있었다.
밥상 도둑으로 불리는 조기, 고등어, 새우, 갈치 등 해산물이 많았다. 특히 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무, 파, 젓갈류 등이 시장 곳곳에 보였다. 전주 시민들은 장바구니형으로 된 손수레를 끌고 와 김장에 필요한 재료들을 꼼꼼히 고르고 있었다.
전주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매년 김장철이되면 남부시장에서 배추와 양념 속 재료를 산다"면서 배추, 무, 갓 등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김장철인 만큼 시장 밖에서도 배추를 한가득 실은 트럭들이 서 있었다.
특히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 골목엔 네포기씩 묶어진 배추가 높게 쌓여 있었다. 또 상인이 직접 만든 콩나물, 두부 등 식재료도 가득 놓여 있었다. 콩나물 줄기가 굵고 싱싱해 일반 식료품 매장에서 파는 콩나물과 비교가 됐다. 전주 남부시장 남문 밖에 위치한 야시장에는 콩나물 국밥, 막걸리, 순대국밥, 닭튀김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수제소품, 잡화, 공예품 들도 살 수 있어 전주 한옥마을과 함께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로 자리 매김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와 올해, 야시장 운영이 중단된 상황이다.
하현수 전주남부시장 상인회장은 "전국에 코로나 확진자가 3000명대로 높아지고 있어 야시장 운영을 아직까지 재개장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위드코로나(단계적일상회복)가 본격화 한 상황이지만 상인들이 아직은 위험하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언제 야시장을 다시 개장 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주 남부시장엔 야시장만 중단됐을 뿐 식재료와 상점들은 늘 그 자리에 있다고 시민들이 말했다. 특히 남부시장은 전주 한옥마을과 남부시장 주변에 위치한 음식점에 식재료를 공급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한옥마을에서 전통차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 사장은 "쌍화차, 식혜, 생각차 등 각종 전통차에 들어가는 약초와 차를 남부시장에서 구입한다"고 말했다. 그는 "야시장이 개장될 땐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지만 지금은 지역 시민들과 상인들이 장보러 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주 남부시장은 전주의 대표 관광지인 전주한옥마을에서 불과 5분거리로 매우 가깝다. 전주역에서 버스를 타고 전주한옥마을에서 내리면 태조로 길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11월 계절인 이날 관광객들은 노란 단풍과 붉게 물든 낙엽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겼고, 일부 시민과 관광객들은 한옥마을 태조로에서 재즈 공연을 듣고 있었다. 이날도 한옥마을은 북적일 정도로 사람이 많았지만 남부시장은 아쉽게도 한옥마을 만큼 발길이 이어지진 않았다. 남부시장 상인들은 "남부시장 야시장은 한옥마을과 같이 전주의 인기명소로 꼽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돼 시장내 유동인구 수가 줄었다"고 말했다.
닭튀김을 파는 한 상인은 "위드코로나가 시작됐지만 일상회복은 아직인 거 같다"면서 아쉬워 했다. 남부시장 건물 2층에는 청년몰과 하늘정원이 있다. 청년몰은 2011년 청년상인들과 예술가들이 시장에 입주하면서부터 관심을 모았다. 젊은 상인들이 시장이라는 레트로한 공간 속에서 그림과 수제 공예품 등을 팔거나 카페를 열었다. 이 때문에 노인층에 머물렀던 시장고객을 20~30대 고객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전주한옥마을 관광객들이 남부시장 청년몰 등으로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하나의 동선을 제공했다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야시장과 함께 청년몰도 방문객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청년몰에 입점한 일부 판매점들이 문들 닫은 여파로 보인다. 청년몰에 방문한 한 커플은 "시장 2층에 볼거리가 있을거 같아서 올라와 봤는데 상점문이 많이 닫혀서 아쉽다"면서 발길을 돌렸다.
청년몰에 방문한 한 고객은 시장에서 장을 보고 가족들과 2층 하늘정원 벤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아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공간처럼 보였다.
전주 남부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인구가 많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점차 일상이 점차 회복되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실제로 전주 남부시장과 가까운 한옥마을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유동 인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한옥마을에서 꽈배기 과자를 팔고 있는 한 상인은 "주말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면서 "매출 확대를 위해 최근엔 온라인몰으로도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부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있는 한 상인은 "남부시장은 현대옥 콩나물국밥, 조점례 남문 피순대 등 맛집이 유명해 검색을 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야시장이 다시 개장되고 한옥마을에서 남부시장으로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면 다시 분위기가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