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대통령 되면 '개인자유 확대' 역사 흐름 역행…모두가 선거 뛰어 막아야"
'지휘경험 없다' 이준석에 "정책으로 盧 대선승리 이끌었다…잠적 1~2일 지켜볼 것"
"김종인 영입 언제까지? 선은 尹후보가 그을 것…세력다툼은 안 돼"

지난 11월30일 김병준 국민의힘 대선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1월30일 김병준 국민의힘 대선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연합뉴스
김병준 국민의힘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일 "선거는 자발적으로 모두가 뛰어야 한다. 누가 원톱인지의 문제가 아니다"며 "현 정부 집권 세력은 전체주의적 좌파다. 잘못하다간 그보다 더한 정권이 들어설 수 있다. 이건 막고 봐야 한다. 지금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밝혔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공개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원톱 총괄로 이번 대선의 의미를 정의해달라'는 질문에 이처럼 몸을 낮추면서 '전체주의 좌파 집권 저지'라는 대의 명분을 강조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과정에서 불거진 '원톱 시비'와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그는 민주당이 재집권할 경우를 가정해 "이대로 가다간 역사의 전환점에서 뒤처지는 게 아니라 후퇴할 수 있다"며 "역사의 방향은 개인의 자유권이 확대되는 자유주의 흐름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역사의 흐름을 뒤로 돌리게 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인 이준석 당 대표가 최근 자신에 대해 '전투지휘 경험이 없어 우려된다'고 혹평한 데 대해선 "내가 행정수도 이전과 지역 균형 발전 정책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2년 대선을 승리로 이끈 주인공"이라며 "정책이야말로 정치다.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이 정치가 아니다. 이해관계가 얽힌 큰 정책을 실현하고 밀어붙였던 사람에게 전투를 안 해봤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학자 출신인 김 상임위원장은 지방분권·정책통(通)으로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과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보좌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대통령 쪽을 '노무현 좌파'로 규정, '노무현 우파'를 자임해온 그는 "집권하고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통과시켰다. 어제까지 머리를 맞댔던 지지 세력과의 어마어마한 싸움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 대표가 전날(지난달 30일)부터 당대표로서 모든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잠적한 데 대해선 "(이유를) 내가 전혀 모르는 일이라 그 부분에 대해선 이야기를 안하겠다. 다른 사람 의중을 함부로 해석하긴 곤란하다"며 "(이 대표에게) 심적인 변화가 있었다면 하루 이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그는 '이 대표가 대선 정국에서 주연이 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는 질문에 "새로운 지도자나 권력자,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면 기존 질서가 흔들리게 돼 있다. 지금은 과도기적 기간"이라며 "노 전 대통령도 대선후보가 됐을 때 처음엔 당에서 인정을 안 했다"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 사례를 들어 '새 지도자'는 윤 후보, '기존 질서'는 이 대표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금껏 정치권에서 킹메이커로 불리는 김 전 위원장에게 선대위 전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사실상 윤 후보와 선대위 구성 등 주도권 다툼을 이어오며, 김 상임위원장 임명과 유임에 반대해온 바 있다. '김 전 위원장 영입 작업을 계속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김 상임위원장은 "언제까지 하나. 선거 끝날 때까지? 그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어느 정도 선이 있을 것 아닌가. 그 선은 윤 후보가 결정할 것이다. 세력 간 다툼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안 된다. 국가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일단 막고 보고 모든 공간을 열어놔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노 전 대통령을 투영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판세는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아직 윤 후보의 진면목이 드러나지 않았다. 이 후보는 드러날 만큼 드러났다"고 했다. '윤 후보의 진면목'에 대해선 "사람을 만나는 데 격의가 없다. 윤 후보에게 검찰총장 같은 수직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있는 그대로의 '윤석열다움'을 보여주라고 했다. 때론 실수하더라도 거침없이 말하는 모습이 젊은 세대와 잘 어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과 윤 후보의 공통점을 짚어달란 질문엔 "인물 대 인물로 비교하면 격의 없는 점이 비슷하다. 표현과 내용은 다르지만 두 분 다 말을 가리지 않고 한다. 가슴 속에 있는 말을 그냥 하다 보니 실수도 나오지만 솔직하고 투명한 것이 닮았다"며 "윤 후보는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아 외우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후보의 정책 비전이 부족하단 지적엔 "윤 후보는 규제개혁과 자유시장경제, 개인의 자율권 확대를 추구한다. '불량식품(실제 부정식품) 논란' 등에서 설명을 못다 한 것이 많다. 국가경영에 관한 기본철학이 돼 있어서 정책은 그 위에 입히면 된다"고 자신했다.

'자유주의를 강조했는데 대선용 캐치프레이즈로 표현한다면'이란 질문엔 "개인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신바람 나게 뛰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소설이고 시고 그림이다. 우린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졌다"고 답했다.

그는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선 "참여정부(노무현 정부)에서 정책실장 할 때 김 전 대표가 여당 원내대표였다. 일하면서 서로 밀고 당기기 했지만 대체로 좋은 관계였다. 아직은 못 뵀지만 옛날부터 인연이 있어서 사실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추진 가능성에 대해선 이 후보의 재집권이 역사에 역행한다는 주장을 전제로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서로 못 합칠 게 뭔가. 마음을 터놓고 다 같이 하자고 설득하면 같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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