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을 방문, '겨레의 함성관'에서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을 방문, '겨레의 함성관'에서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쉽지않은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돌연 잠적으로 '무력 시위' 중인 이준석 대표를 잡자니 굽히고 들어가야 하는 형국으로 대선 후보로서 주도권 다툼에서 밀릴 수 있고, 그와 정면으로 맞서자니 유연한 위기 관리 능력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간단치 않은 '딜레마'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대표는 윤 후보를 향해 사실상 '사과와 양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당직자는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는 선대위를 이대로 끌고 가면 대선에서 진다고 생각한다"며 "윤 후보에게 충격 요법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준스톤' 당무 거부하면서도 현안 챙기기

당내 주도권 틀어쥐기 '선위 파동' 연상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후보.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후보. [연합뉴스]


한때 당 대표 사퇴설이 돌기도 했지만, 윤 후보가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이 대표 조기 복귀의 길이 열려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도 있는데요. 이 대표가 현재 무기한 당무 거부를 선언한 상태인지만 모든 외부 일정을 취소한 가운데서도 선대위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서 미팅을 하고 당직자 보고를 받는 등 물밑 활동은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 이 대표의 이번 잠적을 놓고 조선 시대 왕들의 '선위 파동'을 연상하는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보입니다. 당내 주도권을 틀어쥐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입니다.



2030 지지층 이탈 걱정되지만

'백기 투항'하면 尹후보만 죽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 앞에 붙여진 당 홍보물에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 앞에 붙여진 당 홍보물에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윤 후보가 '백기 투항'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전반적인 분석되는데요. 실제 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무리해서 연락하는 것보다, 부산에 있다고 하니까 생각도 정리하고 해서 당무 복귀하게 되면 (연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 측근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있는 곳으로) 절대 안 갈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다른 관계자는 "여기저기 잔불 끄려고 후보가 직접 왔다 갔다 하면 후보만 죽는다"고 우려했습니다.

다만 이 대표가 불과 6개월 전 돌풍을 일으키며 사령탑에 오른 선출직 당 대표라는 점은 윤 후보에게 부담으로 꼽힙니다. 이 대표가 대변하는 2030 지지층의 이탈을 자극할 공산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 관계자는 "사태를 방치하면 정치력을 의심받고, 주도권을 내주면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윤 후보의 '딜레마'를 단적으로 표현했네요.

심승진기자 simb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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