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올해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달성한 뒤 내년에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주력사업인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의 낙폭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수급동향 조사기관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25.6% 성장해 5529억61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2010년 31.8% 성장한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지난해보다 34.6% 매출이 상승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반도체 연간 예상 시장 규모는 1581억6100만 달러로 전체 시장의 28.6%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WSTS는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관측했다. 전체 시장 성장률 역시 크게 축소돼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고, 특히 메모리반도체 성장률은 더 줄어들 것으로 봤다. 내년 글로벌 반도체시장 예상 매출액은 6014억9000만 달러 수준으로 올해보다 8.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앞서 WSTS가 지난 8월 발표했던 예상 수치보다 1.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WSTS는 "내년에는 센서와 로직 등 시스템반도체가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8.5% 성장하는 데 그치며 시장 전체 성장률보다도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8월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18.4%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넉달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수치를 낮춘 것이다. 이에따라 WSTS는 내년 메모리시장 규모도 기존 1907억6900만 달러에서 1716억8200만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반도체의 수급 불균형으로 D램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월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해왔으나 지난달 9.5% 수준 하락 반전했으며, 이와 같은 가격 하락 추세가 내년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