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박사)의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를 위한 시장참여자의 역할과 정책방향' 자료 갈무리.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박사)의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를 위한 시장참여자의 역할과 정책방향' 자료 갈무리.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사업자 등판으로 국내 미디어 시장의 판도가 급속도로 바뀌는 가운데, 유료방송 위축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 방송 규제 체계를 개편해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이종관(사진)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박사)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미디어 환경변화에 따른 국내 미디어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날 이 박사는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를 위한 시장참여자의 역할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지상파에서 케이블TV로, 케이블TV에서 IP(인터넷)TV로, IPTV에서 OTT로 매체가 매체를 대체하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OTT로 시장이 집중되면서 유료방송 시장 위축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방송규제체계는 과거처럼 경쟁시장에 입각한 정책이 아니라 과점 시장에 입각한 정책을 어떤 식으로 재설계해나가느냐가 환경 변화에 대한 해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이 박사는 유료방송 업계를 '오징어 게임'에 비유하며 시장 위축에 따른 콘텐츠 대가 축소 여파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방송시장 자체가 '니가 죽지 않느면 내가 죽는다'는 오징어 게임이 됐다"며 "우리나라 유료방송은 기술은 고도화했지만 요금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데, 그러면 PP에게 지급할 프로그램 값을 깎고, PP는 콘텐츠 제작비를 줄이는 축소형 성장모형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유료방송 영역에도 공영방송에 준하는 책임과 규제가 적용되면서 산업 성장성이 저해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박사는 "외견상 공영·민영 체계를 적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공·민영간 차별성이 없다"며 "민영 영역인 민영 지상파와 유료방송에도 공영에 준하는 규제, 책임을 부여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는 산업과 정책이 제때 개정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유료방송이나 OTT처럼 산업적 비전을 둬야 하는 영역에 공적 정책이 적용되면서 경제 행위 등을 제약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 방송법에 대한 경직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우리나라 헌법 개정 횟수보다 방송법 전면 개정 횟수가 더 적다"며 "헌법보다 개정하기 어려운 게 방송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상하지만 (유료방송 관련) 규제체계를 신속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말한다"며 "정부가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준비, 유료방송 제도 전면 개편에 나섰지만,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료방송 차별점 제고, 토종 OTT 활성화의 투트랙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컴퍼니장, 윤용 LG헬로비전 전무(CRO), 이호석 CJ ENM 전략지원담당,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부장 등이 이어진 토론에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 박사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각각의 사업영역에서 필요한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컴퍼니장은 "타임머신을 타고 오징어 게임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 시점으로 돌아가셔도 대부분 못하실 것이라고 본다"며 "제작비 200억원의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위험한 게 보이는데, 미디어 특성을 반영해 규모의 경제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윤용 LG헬로비전 전무는 유료방송에도 공적 영역에 준하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윤 전무는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이제는 유료방송과 공영방송을 구분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유료방송 시장은 시청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플랫폼 사업자마다 제공 프로그램이 달라질 것이고,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사업자는 제 값을 받을 때까지는 송출하지 않을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희기자 view@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박사)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유선희 기자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박사)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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