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국경봉쇄 무역 급속 위축
세계 항공·여행업계 다시 패닉
변이소식에 美·유럽 폭락장 연출
막연한 공포로 장기화 가능성도

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세계 경제를 다시 코로나 패닉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 전파력이 기존 델타 변이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국이 먼저 국경부터 봉쇄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이 내부 방역조치도 강화에 나서면서 겨우 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각국 내수와 세계 무역도 급속히 움츠러들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에 대한 막연한 공포'에 휩싸인 각국이 속속 봉쇄조치 먼저 하고 나서면서 글로벌 '무역경색' 상황이 한동안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 세계 금융시장의 운명이 "오미크론을 조사하는 연구소들의 연구 결과에 달렸다"고 전했다. '부분적'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오미크론의 영향력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오미크론의 변이에 대한 소식이 글로벌 시장에 전해진 26일 미국의 다우지수와 유럽 유로스톡스50은 각각 2.5%, 4.7% 급락해 '검은 금요일'이 됐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은 13.06%, 브렌트유는 10.7% 각각 폭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은 오미크론 충격에 따른 유가 급락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당초 29일 예정된 공동 기술위원회 회의를 12월 1일로, 공동 장관급 모니터링 위원회는 30일에서 12월 2일로 각각 미뤘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최소한 오미크론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가 나오기까지 2~8주간 글로벌 시장은 '막연한 공포'로 위축될 수 있다는 씨티그룹의 전망도 나왔다.

이에 골드만삭스와 같은 투자은행들도 오미크론 확산에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춰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도 패닉에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업들이 오미크론에 우려와 혼란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러 기업이 내부 회의를 열어 오미크론의 위험성을 평가하고 보건의료 전문가들에게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출현으로 각국 정부가 여행 제한 또는 격리 조처를 내리면서 세계 항공·여행업계는 다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위스가 모든 입국자에 대해 10일간 격리 조치를 하겠다고 해 유럽 스키족들의 연휴계획에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스페인은 영국인 입국자들에게 백신 접종 입증을 요구했고, 영국은 모든 입국자에게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확인될 때까지 자가격리 할 것을 명령했다.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던 글로벌 여행업은 오미크론 출현과 함께 다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오미크론 확산 상황이 장기화하거나 악화할 경우, 이 같은 각국의 봉쇄도 장기화할 것이고 결국 여행업 등은 물론이고 글로벌 물류망 역시 다시 한 번 코로나 빙하기를 맞을 수 있다고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소비, 유통업계에서는 기대됐던 연말 특수는 이미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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