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팀 '마음 읽는' 서비스 개발
고객 불편 경험 AI 통해 분석
"새로운 고객만족 시스템 기대"

이대식 LG유플러스 전문위원
이대식 LG유플러스 전문위원
"고객이 표현하지 않는 마음 속 불편까지 읽어서 개선하라."

LG유플러스가 전사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고난도 실험을 시작했다. 1500만 고객이 상품을 이용하고 회사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것을 낱낱이 파악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게 목표다.

28일 이대식 LG유플러스 전문위원은 "전체 고객이 매일 하는 경험과 느끼는 불편을 파악해서 매일 새로워진 데이터로 고객상담이 이뤄지는 체계를 만들었다"면서 "상담하는 고객을 어제의 데이터로 만나서는 안 된다는 게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는 '고객이 얘기하지 않아도 경험한 것만이라도 분석해 보자'는 황현식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면 새로운 단말기나 서비스를 따라 이탈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신규 유입 고객은 늘어날 수 있다. 고객당 서비스 이용액이 커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회사는 작년 9월 20여 명의 IT전문가와 현업 담당자들로 구성된 'VOC(고객의 목소리) 통합분석 TF'를 구성하고, 고객이 느끼는 불편과 불만을 전체적으로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고객 불만의 종류와 강도, 만족하는 점, 싫어하는 것과 위험을 느끼는 상황에 대해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 전문위원은 빅데이터 분석 및 AI(인공지능) 분야 사내 대표 전문가로 TF를 이끌고 있다.

이 전문위원은 "상담센터 등을 통해 표출한 불만이나 문의뿐 아니라, 표현하지 않은 잠재불만까지 파악해 고객별로 지수화하고 있다"면서 "잠재불만을 잘 파악하면 불만을 사후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전 예방하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은 서비스 품질, 회사 정책, 가격 등 다양하다. 표출불만·잠재불만을 고객별로 정량화한 지수는 시나리오 기반 개인 맞춤케어로 이어진다. 고객이 상담 후 칭찬과 감사를 표시하는 사례를 전파하고, 리스크가 큰 개인정보 사고 관련 상담콜은 자동 추출해 수시로 대응한다. 회사는 AI 기술기업 애자일소다와 협력해 내년 2월까지 '고객케어플러스' 플랫폼을 완성할 예정이다.

특히 잠재불만을 파악하고 고객 응대와 서비스 개선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애자일소다의 AI 기술이 유용했다. 텍스트 데이터와 자연어처리 기술, AI 알고리즘 최적화 능력이 우수하면서, 비즈니스 이해도와 문제 해결력이 높은 점이 주효했다. 애자일소다는 AI 알고리즘 개발과 데이터 분석에 한정되지 않고 실제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역량도 갖췄다. 이 전문위원은 "1500만명 고객이 매일 겪는 경험을 분석해 불편을 파악하려면 '빠른 AI'가 필수"라면서 "이전에 딥러닝으로 이 작업을 하려면 하루 이상 걸렸는데 애자일소다와 협력해 경량화 기술을 적용, 성능을 10배 정도 높였다"고 말했다.

고객케어플러스는 자체 구축 데이터 시스템과 퍼블릭 클라우드 데이터분석 플랫폼 위에서 작동한다. LG유플러스의 데이터와 애자일소다의 알고리즘이 결합된 'VOC 분석엔진'은 매일 수천만번 돌아가며 고객의 마음과 행동을 분석한다. 특히 의미 있는 것은 고객불만 분석결과가 보고서나 대시보드 화면으로 끝나지 않고, 매일 업데이트돼 고객응대와 서비스 개선에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 전문위원은 "장비 로그 데이터부터 텍스트 데이터, 고객이 로그인해서 남기는 요금·품질 등 불편사항까지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모두 분석하는데, 매일 새벽 3~4시까지 데이터를 모은 후 그날 아침 9시 이전에 고객별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한다"고 설명했다.

노력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상담 후 칭찬과 감사 표시를 한 비중이 20% 높아지고, 특정 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50%까지 낮아졌다. 고객상담 내용에 대한 예측도는 7% 가량 높아졌다.

고객이 느끼는 불만의 70%까지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세운 회사는 앞으로 그 정도를 더 높이고, 네트워크·서비스 등 품질 관련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할 계획이다. 구축 중인 전사 차세대 시스템과도 연계해 전체 업무과정에 녹여 넣는 작업도 할 예정이다.

이 전문위원은 "기술 진화와 데이터의 연결성에 힘입어, 실제 업무에 적용돼 가치를 만드는 '액셔너블한 분석' 시대가 열렸다"면서 "'고객불만'에서 적용범위를 더 넓히고, 빅데이터 분석·예측결과가 업무와 기능에 자동 적용되고 최적화되는 체계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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