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金 만남에도 총괄선대위원장 영입 미뤄지자 입장 변화 "金 없는 선대위라면 다른 총괄위원장 세울 수도 있다 생각" "총괄 없이 출범하면 '공동상임' 김병준에 주도권 줄 것" "2金과 일해본 적 없지만 후보 결정하면 맞춰나갈 것"
지난 11월22일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격 회동한 뒤에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영입이 불발된 가운데, 이준석 당 대표는 25일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이지만, 만약 김 전 위원장 없이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면 다른 총괄선대위원장을 세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24일) "(저는) 당대표 된 뒤 대선후보가 누가 된다 하더라도 당연히 선대위는 김 전 위원장이 관장하는 것으로 상정하고 선거 준비를 해왔다"며 윤 후보에게 입장 정리를 요구한 것과는 달라진 뉘앙스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저는 오히려 후보에게도 '만약 김 전 위원장을 모시지 못하는 상황이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다른 인사를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세워도 좋다. 다만 이제 개선은 명확하게 세워야하는 게 아니냐'는 제 의사를 전달한 적이 있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결과에 대한 '후보 무한책임'을 거론했다. "저는 제가 당대표 된 이후부터 이런 시나리오는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고 저희가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 선거 준비를 하지도 않았다. 어쨌든 선대위 구성 포함해 모든 선거의 진행은 후보의 무한책임 하에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후보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저는 당의 대표로서 선거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감정이 상해 있는 게 사실이냐'는 진행자의 물음엔 "제가 김 전 위원장 화법은 잘 안다고 생각한다"며 "후보보다도 후보 측 인사들이 김 전 위원장을 자극하는 언사를 좀 많이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하게 된다. 제가 중간에서 소통 과정을 지켜보며 '이렇게 하면 오해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답했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그 양반'으로 지칭했던 데 대해선 "후보가 상당히 격앙된 상태에서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고, 사실 좀 부적절한 표현이었다 생각은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직함을 바꾸는 걸 이 대표가 협상안으로 제시했는데, 권성동 당 사무총장이 (상임선대위원장 임명안이) 최고위원회를 이미 통과해서 안 된다고 얘기했지 않나'라는 질문엔 "김 전 위원장의 요구사항이 많은 게 아니었다. 요구사항이 딱 하나이기 때문에"라면서 "저는 사실 그래서 이제 김 위원장도 거취에 있어서 본인이 대선 상황에서 상임선대위원장 맡는 것이 좀 부담스러우면 특위라든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느냐 이런 관측이 나왔는데 그게 안 됐던 것 같다"라고 에둘러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딱 한가지 요구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안 된다는 거였나'라는 물음엔 "그렇게 사람을 콕 집어 얘기하기보다는"이라며 "본인이 선대위 운영하는 데 있어 여러 가지 지방방송이 나오지 않는,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는 대선 일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부분은 선대위 운영 효율성에 의해 검토해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만 후보의 (김 상임선대위원장 기용) 의지가 좀 강했기 때문에 좀 안타깝게 됐다"고 했다.
그는 '역으로 김 상임선대위원장이 당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정권교체란 명분을 위해 직을 내려놓겠다, 그래서 김 전 위원장 들어오시라 할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엔 "그런 부분은 전혀 듣거나 검토해보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김종인 외 인물'로 총괄선대위원장을 꾸릴 가능성도 열어뒀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당장 후보와 상의해봐야 겠지만, 만약 이대로 총괄선대위원장 없이 선대위가 출범하게 되면 저와 김병준 위원장이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이 되기 때문에, 저는 그러면 김 위원장에게 상당 부분의 영역을 만들어주고 그분도 주도권을 발휘하도록 할 거다. 제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발표한 선대위 2차 인선안 6본부장 체제의 한축인 홍보미디어본부장을 상임선대위원장직과 겸임하기로 한 터다. 그는 "지금까지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꾸준히 저는 선거에서 병참을 해야 하고 실무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며 "우리 당에 큰 선거를 치러본 경험 있는 인사들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저희가 2017년 대선에서는 상당히 다급한 상황 속에서 대선을 치렀고 2012년 대선 승리의 주역들 같은 경우에 지금 총투입돼도 수가 모자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 저도 사실 선거 하면 실무 봐야할 때마다 그냥 가서 마이크 잡고 떠들고 싶은 게 대부분 사람의 생각이다. 그게 더 재미있는데, 어쩔 수 없이 당대표로서 지금 병참을 해야 되는 상황 같다"고 했다. 이 대표와 선대위와 별도 기구로 꾸려지는 새시대준비위원회 김한길 위원장(전 민주당 대표)과 김 상임선대위원장 평가에 대한 진행자의 물음엔 "저는 그 두 분과 일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분들의 능력치를 제가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다만 후보가 선대위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면 그에 맞춰서 팀워크를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