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00년 전 중국을 위협했던 돌궐제국의 부활을 연상시키는 투르크계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밀착이 같은 투르크계인 신장 위구르 지역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국의 신경이 곤두서고 있다. 돌궐(突厥)은 6세기와 8세기 사이에 오늘날 내몽골에서 흑해에 이르기까지 유라시아 지역 동서남북에 걸쳐 1000만㎢가 넘는 광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민족이다.
지난 12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공식 출범한 OTS에 중국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OTS의 전신은 2009년 10월 설립된 튀르크 평의회(Turkic Council)다. 튀르크 평의회의 창립 회원국은 터키와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키르기스스탄 등 4개국이었다. 2019년에 우즈베키스탄이 가입해 회원국이 5개국으로 늘었다.
2020년에는 헝가리가, 올해 이스탄불 정상회의에서는 투르크메니스탄이 각각 참관국 자격으로 합류했다. OTS 회원국을 합치면 인구만 1억6000만 명이고, 국토 면적은 450만㎢, 국내총생산(GDP) 합산 규모는 1조5000억 달러(약 1780조원)에 달한다.
지역 맹주를 꿈꾸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주도로 투르크어 사용국 간 연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분리 독립을 놓고 중국 중앙정부와 갈등이 끊이지 않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 주민도 대부분 투르크계이기 때문이다.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위구르인들은 종교적으로도 OTS 회원국과 가까울 뿐 아니라 언어나 민족적으로도 한 뿌리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중국은 언어적 동질성과 민족주의적 연대를 통해 과거의 영화를 재현하려는 OTS의 행보가 행여 신장 위구르 지역의 독립 움직임에 기름을 붓지 않을까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달 16일 "튀르크 평의회의 명칭을 OTS로 바꾼 것은 범 투르키즘의 부상을 상징한다"며 "OTS는 특히 극단적 민족주의의 부상을 부추길 수 있으며 이는 민족간 분쟁을 심화시켜 지역의 안정과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주목되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의 반응이다. 전통적으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러시아와 대(對)중국 포위망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이 지역의 새로운 맹주를 꿈꾸는 에르도안의 행보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미국은 최근 인권 문제 등으로 터키와 사이가 썩 좋지 않지만 터키가 주도하는 OTS가 신장 위구르 지역의 분리 움직임을 부추겨 중국에 정치적 타격을 준다면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김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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