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대선 승리도 불투명"
지지율 변화모색 정치적 전략
전문가 "시기놓쳐… 영향 미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특검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조건부 특검 수용'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이 후보가 이처럼 급격하게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의 입장 선회에 대한 유불리를 점치는 정치 전문가들의 계산기 두드리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긴급 입장 선회와 관련,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추론은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된 이후 단 한번도 지지율에서 윤 후보를 앞지르지 못하고 있는 이 후보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대장동 이슈'를 해결하지 않으면 대선 정국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질질 끌면 끌수록 지지율에 타격을 받게 되고, 결국엔 대선 승리도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이 후보는 18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제가 특검을 강력히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곧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나올 텐데, 특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겠냐"라며 "검찰이 해야 할 수사는 하지 않고 저에 대한 쓸데없는 정보를 언론에 흘려 공격하고 있다.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자꾸 의심하니 깨끗하게 터는 차원에서라도 특검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일 선대위 회의에서도 "일단 (검찰에) 기회를 주고 충실히 수사하도록 기다려보되, 영원히 기다릴 수는 없다"며 "일정 정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싶으면 당에서 강력하게, 예외 없이 특검을 시행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대장동과 관련된 야당의 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어적인 스탠스에서 벗어나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제가 최근에 한 언론사에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이 후보가) 특검을 안 받으면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 생긴다는 내용이었다. 국민들이 왜 70%가 특검해야 한다고 그러는지 이 후보 측은 잘 알았을 것"이라며 "이 후보 지지율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대장동 의혹이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향후 여야는 이제 특검 임명권과 수사 범위 등으로 여야가 다툴 것으로 보인다. 과거 MB 정부에선 야당이 특검을 임명하도록 했었다. 지금 여당인 민주당이 그렇게 할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은 여야가 치고 받고 싸우면서 대선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 후보의 특검 요구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후보의 강력한 특검 요구는 사실상 시기를 놓쳤다고 본다. 마지노선은 경기도지사 사퇴했을 때 혹은 그 전에 경기도 국정감사 시즌 때 했으면 지지율 변화에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여론을 보면 국민들은 이 후보에게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정치적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 소장은 "이 후보의 지지율 약세에 가장 큰 원인이 된 것이 특검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라며 "뒤늦은 특검 수용은 지지율 변화에도 미미한 영향만 미칠 것으로 보인다. 큰 임팩트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 후보의 '특검 도입' 입장에 대해 "(특검을) 받아야 선거하는 것 아니냐"라면서도 "(이 후보가) 이런저런 조건들, 고발사주의혹, 부산저축은행 수사도 같이 가자 이러는데 범죄사실 특정 안 되는 것까지 특검하자는 건 취지에도 안 맞지만 특검을 회피하려는 물귀신 작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권준영기자 kjy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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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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