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가격 최대 20%대 ↑ 디스플레이 패널값이 더 올라 업계 "4분기에도 지속될 것"
삼성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네오 QLED TV.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사업에서 제품 가격이 지난해 대비 최대 20%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양사는 3분기 TV를 비롯해 생활가전 주요 제품군에서 가격이 대폭 인상됐다.
삼성전자의 3분기 TV 평균가격은 전년 대비 약 29% 상승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평균가격 역시 지난해보다 5% 상승했다.
LG전자도 TV의 가격 상승 폭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LG전자의 TV 제품 평균가격은 2019년과 비교해 3.3% 올랐는데,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 가격보다 22.2% 추가 상승했다. 모니터와 모니터사이니지도 지난해보다 각각 17.4%, 17.6% 상승했다.
지난해 가격 하락을 보였던 에어컨은 올해 3분기 기준 평균 판매가격이 지난해보다 9.6% 올랐다. 냉장고·세탁기의 경우 지난해 평균가격이 2019년보다 7.9% 오른 데 이어 올해 3분기에도 6.3%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제품 가격이 오른 것은 디스플레이와 철강을 비롯한 생활가전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TV와 모니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전년 대비 약 68%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패널을 주로 CSOT, AUO, BOE 등 중국 업체들로부터 구입하는데, 3분기 매입액만 7조9200억원이 넘었다.
LG전자의 경우 TV용 LCD 패널은 44.2%, 차량용 패널은 20.8%가량 매입액이 상승했다. 가전제품 외장재로 주로 사용되는 철강과 레진, 구리 등도 13~25% 가량 각각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분기 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가전부문 매출은 상승했으나 수익성 부문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올해 3분기 14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7600억원에 불과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LG전자는 H&A(생활가전) 본부에서 7조원이 넘는 매출액을 거두고 HE(TV) 본부도 4분기 연속 4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견인했으나, 영업이익은 각각 5054억원과 2083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22.9%, 34.2% 하락한 숫자다.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CD 패널 가격이 하반기부터 안정을 찾고는 있으나 철강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해운 운임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물류비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국내 운송 상황이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는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진행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물류비로 인한 수익성 악화 현상은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 길게는 2년까지도 소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물류비 상승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