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밥티스트 페르노 ACC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자동차 배터리 셀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 제공>
장 밥티스트 페르노 ACC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자동차 배터리 셀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 제공>
"자칫 중국에 기술 주권을 잃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배터리 등 미래 산업에서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전환·전자통신 담당 국무장관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열린 '자동차 배터리 셀의 미래'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에 협력을 요청했다. 오 장관은 "배터리사인 ACC같은 기업이 한국의 선도적인 기업과 함께 파트너십을 맺고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에너지·모빌리티·지속 가능한 먹거리 등 신사업에 내년부터 5년간 300억 유로(약 4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중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의 걸림돌이 되는 것이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사업의 약세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 기업들로부터 대부분의 배터리를 수급한다.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함에 따라 배터리 수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 산업 육성은 자체 전기차 공급망을 갖추기를 원하는 프랑스 포함 유럽 국가들의 숙원이다.

이에 등장한 배터리 회사가 ACC다. ACC는 프랑스의 에너지 기업 토탈의 자회사 사프트(Saft)와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가 지난해 세운 배터리 합작사다. 지난 9월 독일 자동차 업체 메르세데스 벤츠가 ACC의 지분을 인수하며 3대 주주로 합류하기도 했다.

ACC는 프랑스는 물론 유럽연합(EU)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유럽 공동의 경제이익을 다루는 'IPCEI' 프로젝트에 지정, 사업 보조금으로 28억 유로(약 3조7381억원)를 지원받았을 정도다.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EU의 야심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오 장관은 "배터리 분야에 있어서 유럽이 늦춰지고 있다는 현실을 알고 있다"며 "ACC라는 기업의 존재는 배터리 분야에서 정부, 그리고 유럽 차원의 지원을 받아 다시 한 번 미래 산업에서 리더가 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산업도 중국의 굴기가 거센만큼, ACC 등 프랑스 배터리사들은 한국 배터리 업계와 손잡고 배터리 산업에서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모습이다.

필립 비앙장 ACC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우리는 기술적으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고 앞서있는 한국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한국 기업도 ACC와의 협력을 통해 유럽 진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ACC는 고효율 배터리와 저렴한 배터리를 모두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는데, 이중 가격대가 낮은 배터리 출시 계획을 설명하며 장 밥티스트 페르노 ACC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메이드인차이나' 배터리에 비해 경쟁력있는 가격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