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년전부터 필요성 제기
이미 미국은 31기 위성 운용중
"경제성 잡을수 있을까" 우려도

미국, 유럽 등 우주 선진국들은 산업과 국방, 안보 측면에서 위성항법시스템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독자적인 우주항법체계를 구축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미국의 GPS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GPS 서비스 제한을 받게 되면 통신, 금융, 전력, 교통 등 국가 핵심 인프라 운영에 커다란 차질을 빚어 국가적 대혼란을 초래할 우려 마저 커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형 GPS 사업인 'KPS' 개발사업은 'GPS 주권' 확보라는 맥락에서 범 국가적으로 추진된다.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초정밀 PNT(위치, 항법, 시각) 정보를 제공하고, 국가 핵심 인프라의 완전성 보장을 위해선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미국(GPS), 러시아(GLONASS), 유럽(Galileo), 중국(BDS), 인도(NavlC), 일본(QZSS) 등 6개국만이 자체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은 전지구 위성항법시스템(GNSS)을, 인도와 일본은 자국과 인접한 지역 위성항법시스템(RNSS)을 구축하고 있다.

위성항법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미국은 현재 31기의 위성을 띄워 운용 중이며, 다른 국제 위성항법시스템과 호환 가능하도록 위성과 지상 시스템 기능 및 성능 향상과 새로운 신호 추가 등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위성항법시스템 '베이더우'는 지역 위성항법시스템 개발을 거쳐 전지구 위성항법시스템으로 확장해 지난해 7월부터 전 지구적 서비스에 들어가 미국의 GPS 아성을 무너 뜨리기 위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에 비해 위성항법시스템 개발 경쟁에 뒤늦게 뛰어들어 후발주자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독자 위성항법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요구했음에도 뒤늦게 뛰어든 것에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KPS 사업은 뒤늦은 감이 있다. 사업 착수 이후에도 과연 4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국가 예산을 매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한 차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했듯이 이 사업이 전지구 위성항법시스템이 아닌 지역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KPS 사업은 지역 위성항법시스템 성격을 띈다. 8개의 위성을 한반도를 중심으로 쏘아 올려 동아시아 일대에 초정밀 PNT 서비스를 제공하게된다. KPS는 8기의 위성 시스템과 지상 시스템, 사용자 시스템 등으로 구성되며, 현재와 같은 상용 GPS와 유사한 서비스를 비롯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권하고 있는 항법보강시스템(SBAS) 서비스, 1m급·50㎝급 위치정보 서비스, 탐색구조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2027년 경사궤도위성 1호기 발사를 시작으로 총 3기의 정지궤도위성과 5기의 경사궤도위성을 쏘아 올려 2034년 시범 서비스를 거쳐 2035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가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여기에 미국과 체결한 아르테미스 협정 가입을 계기로 보다 활발한 해외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의 위성항법시스템 개발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2035년 KPS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면 독자 위성항법을 보유한 세계 7번째 국가에 올라서는 등 우주강국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전기가 될 전망이다.

허문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항법사업부장은 "KPS는 단순한 시스템 개발이 아닌 국가 산업과 국방, 안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로 반드시 필요하다"며 "만약 해외에 계속 의존한 채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이 없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없고, 국가 경쟁력도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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