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한 전기차 배터리를 태양광 발전설비나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자율주행 로봇이 공원을 돌며 시민들에게 책을 빌려주는 스마트도서관 로봇도 운행을 시작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2021년 제5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서면으로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 14건의 규제특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실증특례에는 성남시청이 신청한 '자율주행 스마트도서관 로봇'이 포함됐다. 길이 1.8m, 높이 1.2m, 무게 400㎏의 도서관 로봇은 책 100권을 싣고 탄천산책로(탄천교~야탑교) 지점별로 일정 시간 머물며 시민에게 도서를 대출한다. 성남시 공공도서관에서 발급받은 회원증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현행법은 자율주행 로봇을 차(車)로 규정해 보도와 횡단보도를 달릴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심의위는 "현재 유사한 로봇들이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실증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SK온·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현대차 컨소시엄, 휴렘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ESS 운영을 위해 각각 실증특례를 신청했고, 승인을 받았다. 이들 기업은 사용 후 배터리로 제작한 ESS를 건설 현장 수배전반(SK온), 주거단지 태양광 발전설비(현대차), 가정용 파워박스(휴렘)에 활용할 계획이다.
SK E&S와 대은은 자가 태양광 발전설비로 직접 생산한 전력을 ESS에 저장해 직접 전기차 충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행법은 자가용 발전설비로 생산한 전력을 전기차 충전에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사용 후 배터리 매각 절차가 없어 폐배터리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으나, 이번 특례로 가능해진 것이다. 실증 지역은 제주도다.
국내 최초로 '바나듐 이온 배터리'(VIB)가 적용된 ESS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소도 심의를 통과했다. 스탠다드에너지가 신청한 VIB ESS는 하이마트 압구정점 지상에 설치된다. 현재는 VIB를 적용한 ESS는 기술기준이 없어 인·허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심의위는 VIB가 물 성분 수계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이 적을 것으로 보고 안정성 검증 및 기술 기준 마련을 위해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최근 탄소중립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 모델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신기술이 규제애로 없이 조속히 산업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가 돌파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