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가출하승인 기준'을 두고 정부와 제약업계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제약업계는 식약처가 그동안의 관행을 무시한 채 무리한 행정처분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10일 식약처는 휴젤과 파마리서치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보툴리눔 제제 6개 품목을 국내에 판매했다며, 해당 품목 허가취소 등 행정처분과 회수·폐기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국가출하승인은 생물학적 의약품 등이 국내에 판매되기 전 식약처로부터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자료 검토 및 시험검정을 거치는 제도다. 휴젤과 파마리서치의 보툴리눔 톡신은 수출용이지만 국내 도매상에 판매한 후 수출하는 형태로 이뤄졌는데, 이는 국내 판매행위이며 국가출하승인이 필수적이었다는 게 식약처의 판단이다.
그러나 보툴리눔 톡신 생산업체들의 주장은 이와 다르다. 이러한 방식의 수출용 의약품 판매는 이미 업계의 관행으로, 해외 수출 목적으로 국내 도매상 및 무역회사에 판매한 '중간과정'인 만큼 국내 판매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휴젤은 11일 서울행정법원에 제조판매 중지명령 등 취소 및 집행정지 잠정처분을 신청했고 당일 인용되면서 식약처의 행정처분 효력은 이달 26일까지 일시 정지된 상황이다.
지난해 메디톡스도 같은 이유로 행정처분 위기에 처한 바 있다. 당시 메디톡스는 대전지방법원에 행정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메디톡스의 신청을 받아들이며 제품 허가는 유지되고 있으나 행정처분 취소 소송은 계속 진행 중이다.
메디톡스와 휴젤·파마리서치 건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63조 국가출하승인의약품의 범위'와 '수출용 의약품이 국내 도매상을 통할 경우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하는가'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그동안 식약처가 제공한 각종 자료를 통해, 수출용 의약품의 경우 반드시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2012년 6월 18일 게시된 식약처(당시 식약청) '국가출하승인제도 안정적 시행을 위한 질문집' 중 '수출용 의약품은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하나요'라는 질의에 식약처는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은 국가출하승인을 반드시 받을 필요는 없다'고 명시했다.
또한 지난해 8월 5일 식약처의 수출용 의약품 관련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수출용의약품 허가 의무 여부' 문의에 대해 '수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일 경우에는 별도 품목허가(신고) 없이 수출이 가능함'이라고 답했다.
이런 기조를 보였던 식약처가 행정처분을 결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휴젤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의약품은 수출용으로 생산·판매됐음에도 식약처가 국내 판매용으로 간주했다"며 "이번 식약처의 결정은 기존 안내와 가이드라인을 뒤집는 무리한 해석인만큼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김진수기자 kim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