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는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을 일으켰던 점을 상기시키고, 크게는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당대표가 '원팀'으로 움직여 사이버 여론전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댓글 조작 모니터링 프로그램인 '크라켄'을 공개 시연하면서 "민주당도 이번 대선에선 절대로 어쭙잖은 여론 공작이나 민심 왜곡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포기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 체계인 패트리엇 미사일이나 사드 미사일, 레이더를 배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댓글 여론 조작에도) 조기 경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날 시연한 프로그램 '크라켄'은 신화 속 바다 괴물 이름에서 따왔다. 지난 대선에서 댓글을 조작한 '드루킹' 일당의 프로그램인 '킹크랩'과 유사한 프로그램이 다시 가동되지 않도록 잡아내겠다는 의미다. 지난 대선에서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은 네이버 등에 댓글을 달아 여권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한 후 대가를 정권에 요구했고, 당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들에게 오사카·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크라켄'은 인터넷에서 주요 키워드에 관련된 기사와 댓글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한 후, 인공지능(AI) 기반의 이상 행위를 자동으로 분석해 리포트를 작성하도록 설계됐다. 또 운영인력(크라켄 팀)이 직접 여론조작 의심 댓글과 IP를 수사기관에 신고하겠다는 게 국민의힘 측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이달까지 시범 운영하고, 내달 1일부터는 대선 캠프 사무실에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공간을 마련키로 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크라켄 가동은 여론조작) 장난을 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라며 "국민의힘이 윤 후보를 지키겠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크라켄'은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준 '첫 번째 비단 주머니'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는 촉나라 책사 제갈량이 군주인 유비가 오나라를 방문하기 전 유비를 수행하는 조운에게 '위기의 순간이 닥치거든 꺼내 읽어보고 행동에 옮기라'며 묘책이 담긴 비단 주머니 3개를 건넸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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