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적어 대출자금 마련 유리 청약경쟁률 '1400 대 1' 치솟아 억제 정책에 아파트값은 주춤
올 들어서도 지속되는 집값 급등과 세금 부담 영향으로 아파트 증여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분양한 서울의 '신길 AK 푸르지오'와 경기 과천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에는 각기 10만명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청약 경쟁률이 각각 1312대 1, 13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 시장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피스텔과 상가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으로 아파트값은 주춤거리고 있지만, 수요가 규제를 피해 오피스텔과 상가로 쏠리고 있다. 아파트에서 오피스텔, 상가까지 급등세가 이어지자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가 기존 수요억제 부동산 정책을 고수하면서 "마지막까지 '헛발질'을 하고 있다"는 한숨이 나오고 있다.
14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의 상업·업무용 부동산 매매 총액은 35조7550억9266만원에 달한다. 건수는 1만4053건이다. 총액과 건수 모두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래 1∼9월 기준 가장 큰 규모다.
특히 매매 총액은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 25조4030억7227만원과 비교하면 10조3520억2039만원 늘었다. 건수는 이전 최대치였던 2016년 1만3261건보다 792건 많다. 이처럼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제로 떠오른 것은 오피스텔 대출 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로 아파트(투기과열지구 40%·조정대상지역 50%)보다 훨씬 높아 자금 마련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일 과천시 별양동에 공급된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은 분양가가 최저 15억4200만원에서 최고 22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89실 모집에 12만4427명이 신청해 139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가격이 9억7000만∼9억8710만원인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에 들어서는 '신길 AK 푸르지오' 오피스텔도 96실 공급하는데 12만5919명이나 몰렸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대구에서도 전용면적 84㎡ 단일 면적의 오피스텔인 '두류역 자이' 86실 모집에 5만8261명이 신청했다.
상가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로 상가 투자는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최근 부동산 규제를 피하는 수요가 몰리면서 '알짜' 상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요만 억누르는 정부 정책 탓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부동산 증여건수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원인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덜고 싶지만 집을 팔고 나면 그만한 수익처를 찾기 힘들어 아예 증여를 하고 만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최근 높아진 양도소득세도 한 몫을 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6만3054건으로 집계됐다. 연간 아파트 증여 건수가 역대 가장 많았던 작년(9만1866건)에는 못 미치지만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시중 유동성이 넘치지만 투자 수익이 부동산만한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정부 규제를 피한 투자수요가 물 흐르듯 오피스텔이나 수익형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이런 수익형 상품들은 3기 신도시가 굉장히 빨리 추진돼 오는 2023년에 분양이 가시화하면서 빠르게 외면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