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망 확보 및 부품업종의 기술확보 등으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져가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15일 발표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올 3분기까지 전기차(BEV) 7만1000대를 판매해 연간 내수 판매량 세계 7위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2019~2020년 연간 내수 판매량이 세계 8위였지만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지원 정책과 소비자 인식 개선에 힘입어 전기차 판매량·판매비율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은 5.5%로 유럽을 제외한 국가 중 중국(9.4%) 다음으로 높고 미국(2.3%)의 2배를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신모델을 출시하며 글로벌 완성차기업 중 전기차 판매 5위를 차지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 4월 현대차 '아이오닉5', 8월 기아 'EV6'가 출시됐고 제네시스 브랜드는 7월 'G80e', 지난달 'GV60'를 각각 선보였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테슬라는 보급형 모델 판매를 확대하며 글로벌 판매 1위를 수성 중이고, 중국 기업을 제외하면 폭스바겐·스텔란티스가 전기차 판매량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보고서는 또 한국 배터리기업 3사는 공격적인 투자와 거래선 확대로 글로벌 선두권을 유지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문제 관련 GM과의 리콜 합의 이후 공급 재개 및 공격적인 신규 투자 등으로 올 3분기 기준 글로벌 2위를 차지해 작년 동기 대비 한계단 올라섰다. 이 밖에 SK이노베이션은 11위에서 5위로 상승했고 삼성SDI는 7위서 8위로 내려갔지만 아우디, BMW, 볼보, 롤스로이스 등 유럽 프리미엄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전장 사업으로 확대한 국내 부품기업들이 글로벌 100대 자동차부품기업에 신규 진입했다. 에스엘, 서연이화, 유라는 100대 기업에 새로 이름을 올렸으며, 다른 국내 기업들도 IT 계열사 통합, 조인트벤처 및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전장 사업 확대 중에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현대오토에버·엠앤소프트·오트론 3개 계열사가 통합했고, LG전자는 마그나와 지난 7월 합작사 설립 및 9월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 보안업체 '사이벨럼'를 인수했다.
다만 한국의 입지 강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안정화, 배터리 신뢰성 확보, 내연기관 부품기업의 사업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양재완 연구전략본부 선임연구원 "완성차기업은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와 반도체 기술 내재화 성과가 시장에서 승패를 가를 전망"이라며 "부품기업은 내연기관 부품 생태계에 포함된 중소·중견 기업이 전기차 관련 분야로 사업을 확대·전환해야 한국 자동차의 높은 가격·품질 경쟁력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