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네슘 값 올초대비 2배 급등
반도체 수급난·원가압박 이중고
"높은 중국 수입 의존도가 원인
수입처 다변화로 가격 관리해야"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 전기차배터리공장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충북 오창 전기차배터리공장 이미지.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국내 제조업종이 '요소수 대란'에 이어 '마그네슘 대란'이 불거질 지 긴장감이 감돈다.

특히 국내 자동차업계는 반도체 수급난에 더해 원가 압박마저 가중된 상태로, 자칫 마그네슘 부족마저 현실화 될 경우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마그네슘 가격은 지난 5일 기준 톤(t)당 4775달러로 올초(2475달러)보다 2배가량 상승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지난 9월부터 마그네슘 공급을 축소키로 한 여파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서는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9월 중에는 860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호주산 석탄 수입에 차질을 빚으면서 요소 수출에 제한을 걸었고, 이에 국내 시장은 '요소수 대란'을 겪고 있다.

친환경 정책에 연동한 차량경량화 정책을 선도하는 유럽 자동차시장의 경우 전력난을 겪는 중국이 마그네슘 공급을 축소시킴에 따라 '마그네슘 대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마그네슘 수입 가격은 톤당 2000달러에서 지난달 기준으로는 1만~1만4000달러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유럽 연합은 마그네슘 수요의 95%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마저 이달 말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 합금 등에 사용되는데 국내 자동차업계는 유럽차에 비해 알루미늄 사용 빈도가 낮아 당장은 수급 우려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 '마그네슘 대란'이 현실화 될 경우 자동차 공급망이 또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러한 공급망 위기는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한국이 수입한 품목 중 3941개(31.3%)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80% 이상이었으며, 국가별로는 중국이 1850개로 미국(503개), 일본(438개)을 크게 상회했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실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환경정책 강화와 무역분쟁으로 이어지는 등 세계 통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소위 초국경 시대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보다 신뢰할 만한 동맹 관계 구축이 더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국내 완성차업계는 원가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 모두 지난달 열린 3분기 실적발표에서 반도체 부족에 더해 원재료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반도체의 경우 올 초부터 수급난이 본격화됐고 덩달아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대만 TSMC의 경우 올 상반기부터 가격을 꾸준히 높여왔으며, 4분기 들어서도 20%를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르네사스, 네델란드 NXP 등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도 올 들어 제품가격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현대차·기아와 포스코,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 자동차 강판 공급 가격을 톤(t)당 5만원 인상에 합의했다. 이는 2017년 하반기 이후 4년 만이다. 작년 4월 톤당 80달러 선이던 철광석 가격은 올해 초 165달러로, 6월말엔 214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가격이 떨어져 90달러 선으로 내려왔지만 생산 차량에는 이미 비싸진 가격이 적용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싼 가격 경쟁력에 안주해 중국 의존도를 높여간 것이 현 요소 대란의 원인으로 수입처 다변화를 통해 가격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는 기간산업이 돌아갈 수 있는 최소 물량의 확보를 위해 1~2년 안에 국산화가 이뤄져야 할 품목이 많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손실분은 세제혜택 등의 정부 지원책을 통해 리스크 최소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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