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최근 탄소중립 등 정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 강화와 관련해 "너무 과속하면 규제로 인식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손 회장은 9일 오후 서울 소공동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ESG 경영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정책과 입법이 업계 현실에 맞지 않게 너무 이상적인 목표를 추구하거나 과속하게 되면 ESG는 곧 규제로 인식되고, 연관 산업과 중소기업에게는 커다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업의 유연하고 능동적인 ESG 경영을 위한 인센티브와 세밀한 정책적 지원"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산업계의 소통이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최근 탄소중립위원회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40%로 결정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의 빨라진 탄소 중립 시계도 고려해야겠지만, 국내 산업 현실도 균형 있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출범한 경총 ESG 경영위원회는 삼성전자 등 4대 그룹을 포함해 18개 주요 그룹 대표이사 사장단으로 구성됐다. 참여기업 소속 국내 계열사만 966곳에 이른다. 경총은 위원회 출범 6개월 만에 기업들이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고, ESG 위원회나 전담 부서 설치를 완료하는 등 자체 경영 조직과 운영기반이 강화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손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기업 주도 ESG 자율경영 확립을 위한 참여기업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며 "기업의 경쟁력 제고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날 ESG 경영위원회에서는 'K-ESG 가이드라인', '이사회 구성·운영 등에 관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원칙' 도입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대화를 나눴다. 경총은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 원칙에 명시된 최고 경영자 승계 정책 공개 규정이 여전히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총 관계자는 "ESG 경영이 확산할 수 있도록 자체 노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정부와 산업계 간 소통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