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적 획일주의 방식의 재정 지출, 민주당의 강령과 민주 정부의 보편적 복지국가 노선에 반하는 ‘해당행위’” “정중한 비판에도 불구, 계속 ‘해당행위’ 하신다면 깨어있는 당원과 국민들이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 “‘가난한 국민’ 걱정하면서 한정된 재정을 부자와 상위 소득 계층에게까지 똑같이 지급하자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아” “각종 기본소득은 사람들의 표피적·일차적 감성에 호소하는 포퓰리즘 정치의 전형”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상이 제주대학교 교수. 이상이 페이스북, 연합뉴스
이낙연 캠프의 복지국가비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이상이 제주대학교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론'을 또 비판하고 나섰다. 이상이 교수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신이 끝난 이후에도 수차례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굶는 백성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 '필요 기반의 보편적 복지'"라며 "즉 필요가 큰 분들에게는 많이 지급하고, 필요가 작은 분들에게는 적게 지급하고, 필요가 인정되지 않는 중상위 소득 계층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것이 보편적 복지 원리에 따른 재정 지출 방식"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부자와 상위 소득 계층에게도 똑같은 금액을 획일적으로 나눠주자는 기본소득 원리의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주장한다"며 "이재명 후보가 주장하는 이런 무차별적 획일주의 방식의 재정 지출은 민주당의 강령과 민주 정부의 보편적 복지국가 노선에 반하는 것으로 일종의 '해당행위'에 속한다"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이어 "그래서 저는 민주당의 강령과 노선을 지키려는 애당심에 근거한 결연함을 담아 최대한 공손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아무리 대선 후보라고 해도 그의 주장이 민주당과 민주 정부의 공식 노선을 벗어날 순 없으며, 이런 문제 제기와 정중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계속 '해당행위'를 하신다면 깨어있는 당원과 국민들이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이재명 후보께서 백성이 굶는 것을 진정으로 걱정하신다면 당연히 민주당의 강령적 노선인 '필요 기반의 보편적 복지' 원리에 따른 '맞춤형 지원' 방안을 따라주셔야 한다"며 "지금 가난한 국민을 걱정하시면서 한정된 재정을 부자와 상위 소득 계층에게까지 똑같이 지급하자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이 후보의 '기본소득론'을 거듭 비판했다.
한편, 최근에도 이 교수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론'을 저격하는 글을 남긴 바 있다. 그는 '기본소득은 낡은 관념일 뿐이며 정치적 수용성이 없다'는 제하의 글을 통해 "보편적 복지국가의 길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저는 기본소득을 일관되게 반대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왜냐하면 저의 학자적 소신과 실천적 운동가의 경험에 의하면, 한마디로 기본소득은 '진보가 아니라 터무니없는 낡은 관념'일 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리고 그동안 이재명 지사가 도입하자고 주장했던 각종 기본소득은 사람들의 표피적·일차적 감성에 호소하는 포퓰리즘 정치의 전형"이라며 "얼핏 보면 기본소득이 정치적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깨어있는 시민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개방적 민주사회에서는 그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스위스의 기본소득 국민투표 사례가 이 사실을 잘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2016년 6월 5일, 스위스 기본소득 국민투표가 실시되었다. 투표율은 46%였고, 유권자의 76.7%가 반대해 부결되었다"며 "당시 기본소득 운동단체들은 매달 18세 이상의 모든 성인에게 2500스위스프랑(300만원), 어린이·청소년에게는 650스위스프랑(78만원)씩 지급하는 방안을 홍보했다. 완전기본소득을 도입하는 최초의 국가가 탄생할 기회가 주어졌지만, 성사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1년 7월 6일 경기연구원은 알앤알컨설팅(주)에 의뢰해 3월 26일부터 4월 19일까지 전국의 성인 1만명(경기도민 5000명 포함)을 대상으로 기본소득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며 "결과를 보면, 기본소득 월 20만원 지급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71.7%가 찬성했고, 월 50만원 지급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9.4%가 찬성했고, 전체 응답자의 50.3%는 기본소득 지급 액수와 상관없이 도입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월 20만원씩 지급하는 기본소득 방안에 응답자의 71.7%가 찬성했다는 경기연구원의 조사가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면, 이 방안은 정치적 수용성이 매우 높은 것이므로 기본소득 포퓰리즘의 확산을 크게 부추기게 될 것"이라며 "저는 이재명 지사가 이런 흐름에 편승했거나 혹은 이런 흐름을 기획·홍보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이 후보를 정조준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이는 개방적 민주사회에서는 허무한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앞서 언급한 스위스 사례에서도 처음에는 기본소득으로 모두에게 상당한 크기의 현금을 지급한다는 것 때문에 높은 국민적 관심을 받았지만, 막상 정치적 공론의 과정에서 그것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유권자의 76.7%가 반대해서 부결되었던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