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 채권 양도 지체에 은행들 "취급 부담" 잇단 중단 연말 임박하자 총량관리도 영향 공사 측 "양수기간 단축 노력"
연말을 앞두고 시중은행의 적격대출이 중단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정책금융상품인 적격대출을 중단하는 은행이 속속 늘고 있다.
적격대출은 은행별 여신계수에 포함되지 않아 가계대출 증가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주택금융공사로의 양도 절차가 길어지면서 대출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연말까지 최대한 정책모기지 양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사에 시간이 걸려 적격대출 소비자들의 어려움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적격대출 실행이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적격대출을 실행하면 주택금융공사로 대출채권이 양도되는데 양도에 시간이 오래 걸려 적격대출 취급이 어려운 상태"라면서 "주택금융공사에 양도 절차를 빨리 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면 지난 7~8월에 취급했던 주금공 대출이 아직 양도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빨리 해달라는 식"이라고 했다.
은행 입장에선 주택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정책 모기지 상품을 많이 판매하고 싶어도 주금공의 양도 절차를 기다리면서 가계대출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선뜻 실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적격대출'은 무주택자 또는 처분조건을 둔 1주택자가 주택가격 9억원 이하일 경우 최대 5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장기 고정금리 대출상품이다. 보금자리론·디딤돌 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지만 소득제한이 따로 없는 등 대출 조건이 덜 까다롭고 최대 5억원 이하의 최장 40년 고정금리 대출로 시중은행보다 한도도 높아 인기가 많다.
특히 가계대출 총량관리 제한에 포함되지 않아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막힌 주택담보대출 우회로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연말이 임박한 상황에서 은행들은 가계대출총량을 관리하느라 적격대출을 축소하고 있다. 적격대출의 올해 공급 한도는 8조원으로, 올해 9월까지 4조561억원이 공급돼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은행의 한도 신청 수요가 줄어 시중에 공급되지 않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월별로 한도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달은 한도를 소진했다. 주금공과 함께 하는 거라 조심스럽다"며 "관리하는 쪽에서 보면 양도 기간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주금공 관계자는 "양수자산에 대한 실사와 MBS(주택저당증권) 발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양수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연말까지 공급한 정책모기지 금액만큼은 다 양수해 은행의 대출총량관리엔 영향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문혜현기자 mo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