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된 군사보호구역에서 군이 민간인 방문자를 검문할 때 적법절차를 지키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원칙적으로 군은 검문 전에 검문의 목적과 취지, 소속을 밝혀야 한다.

인권위는 4일 "군인이 군사보호구역 내 민간인을 대상으로 검문을 실시할 때 적법절차의 원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할 것을 국방부 장관에게 권고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인권위의 판단은 민간인에게도 출입이 허용된 군사보호구역을 방문한 등산객의 진정 제기로 이뤄졌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은 군사보호구역을 방문했을 때 자신을 검문한 군인이 스스로를 지방자치단체 소속이라고 속이고 방문 목적과 지도 입수 경위 등을 질문했다며 "이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군인은 "경험상 군인임을 밝히면 불안해 하는 등산객이 많아 지자체 소속 직원이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군인은 "진정인의 항의를 받고 소속을 밝힌 뒤 질문했으며 이후 진정인이 부대에도 항의해 상급자가 사과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에 민간인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도 적법절차에 따라 검문의 목적과 취지, 검문 실시자의 소속과 신분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군사보호시설에서 군인이 민간인을 검문하는 경우 선량한 시민을 범법자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고 대상자에게 공포심과 압박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찰이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불심검문 절차를 규정해 놓은 것과 달리 군인은 관련 법령상 근거와 절차가 미비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인권위는 피진정인 군인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보고 국방부에 관련 규정 마련을 권고했다. 또 군사보호지역 방문자들이 군부대에 의한 검문 가능성 등을 사전에 알 수 있도록 안내표지판 등을 설치하도록 권고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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