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가 연일 당과 정부를 향해 전 국민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을 압박하고 있다. 3일 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이 후보는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문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국가부채비율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비정상 상태"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김부겸 총리는 이날 방송인터뷰에서 "당장 재정 여력이 없다"며 "주머니 뒤지면 돈이 나오는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놓고 여당 대선 후보와 정부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전 국민 추가 재난지원금은 현재 추경 편성이 불가능한 상태이므로 내년 예산의 세목 조정이나 증액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초과세수 중 10조원 정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기하지만 이 후보가 말하는 30만~50만원 추가 지급에는 부족하다. 어차피 예산에서 조정을 해야 한다. 김 총리가 여력이 없다고 한 데는 국회에 제출된 내년 예산안에서 세목 변경 등을 한다고 해도 15조원 내외의 예산을 빼내기 힘들다는 의미다. 세목 신설은 야당이 거세게 반대할 것이고 여당 내에서도 부정적으로 보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이런 사정과 재정여력을 감안하면 내년 초 추경을 편성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선거 국면에서 임기 말의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비상시가 아니면 피해야 한다.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다. 여윳돈이 있으면 형편이 더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김 총리가 이 점을 강조한 것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돈 뿌려 표를 얻겠다는 셈법이 늘 통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났다. 투표 직전 4차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표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일부 넘어가는 유권자가 없지는 않았겠지만, 대다수 유권자들은 돈 몇푼에 표를 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도 대선을 앞두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는 데에 공정선거 차원에서 제동을 걸어야 한다. 코로나 비상시국은 이제 벗어났다. 아직은 견딜 만하지만 급상승 중인 국가채무비율을 보고 '비정상'이라고 하는 이 후보가 바로 비정상이다. 더 이상의 전 국민대상 지원금 살포는 '매표' 행위다. 정부 반대에도 추가지원금을 고집하는 이 후보는 '표(票)퓰리즘' 중독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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