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의 탈을 쓴 개인형을 꺼내고 있다. 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의 탈을 쓴 개인형을 꺼내고 있다. 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국회 국정감사에 이어 정기국회에서도 '대장동 대전'이 재발발했다.

여야는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두고 다시 한 번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경기도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뿐 아니라 백현동 개발사업으로까지 공세 범위를 넓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국감에 이어 정기국회까지 무리하게 '대장동 정쟁의 장'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독 소집요구로 성사됐다. 국회법상 상임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전체회의를 소집해야 한다. 국민의힘 의원 9명은 이날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에 대한 현안점검을 해야 한다며 회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여야 간사 간 의사일정 합의가 원만하게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토교통부 장·차관을 비롯한 부처 관계자들이 모두 출석하지 않아 정상적으로 회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대신 국민의힘은 대장동 지역 원주민들을 참관인으로 불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가 원주민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 기간 동안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많은 증인과 자료를 요청했는데 여당쪽에서 합의를 해주지 않아 증인채택도 없었고, 정부, 지자체도 그 많은 자료요구 중 단 한 건도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이 자리에 대장동 주민들 나와 있으니, 주민들로부터 당시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들어보고 원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게 국회의 책무"라고 했다. 대장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대장동 주민들에게 한 말을 제가 알고 있다. 이 시장은 주민들에게 재정착을 도와줄테니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도와달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원주민들은 공공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땅을 수용당해 그 많은 대출금을 안고 바깥으로 떠돌아야 했고, 화천대유 등 다른 사람들이 1조원의 로또에 당첨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원주민분들을 참고인으로 모신 것은 아직도 단군 이래 최대의 치적이라고 말하는 저들에게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특히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과도한 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국감 내내 대장동 얘기만 하다가 정기국회 들어 또 다시 사실관계를 따져보겠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국회에 제출돼 있는 법안을 상정해 논의하며서 제도적으로 과도한 개발이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용적으로 차이는 있겠지만 (개발이익 환수를) 반대하는 (야당)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도 "의사일정 합의도 되지 않았는데 야당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소집해 만든 자리"라며 "대장동 원주민들이 참석했다고 하는데, 원주민들은 개발이익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토지보상이 이뤄져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정부의 토지수용이 주민들로부터 강제로 땅을 빼앗는다고 한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회의 내내 고성을 주고받으면서 대립하다가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감에 이어 다시 한 번 양의 탈을 쓴 개 인형을 꺼내자,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하면서 파행했다. 야당 의원들은 전체회의가 반쪽회의로 끝난 뒤 따로 대장동 주민들과 자리를 갖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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