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했다. 이번 회의는 각국의 2030년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공식 발표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총회에서 2030년 NDC를 2018년 대비 40%까지 낮추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G20 정상회의에서도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폐기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한국이 이미 여러 방면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만큼 그에 상응한 국제적 의무를 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특히 기후문제와 관련해 인류에게는 이제 다른 길이 남아있지 않는 만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이 탄소중립의 깃발을 높이 올리는 일은 바람직할 것이다.

물론 방향만 놓고 본다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40% 감축은 우리 상황과 능력에 맞지않는 급격한 목표치란 점이 우려감을 키운다. 한국과 달리 상당수 국가들은 탄소 절감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세계 1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아예 불참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상참석했다. 세계 3위 탄소 배출국인 인도는 새 NDC를 제출하지 않았다. 산업혁명 이후 탄소의 대부분을 배출한 서방 선진국들에게 '성장의 사다리'를 걷어차지 말라는 논리를 펼치며 계획조차 내지 않은 것이다. 유럽국가마저 에너지 대란을 겪으면서 탄소중립 속도를 조절하려는 움직임이다. 반면 한국은 이런 세계적 흐름을 도외시한 채 독불장군처럼 호언장담했다. 우리가 그럴 처지가 아닌데도 무리하고 조급하게 탄소중립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행동이 심히 염려된다.

당연히 재계와 산업계는 초비상이다. 거의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목표치보다도 높은 감축률을 이행하려면 국내 제조업은 허리가 휠 게 뻔하다. 그러는 사이 기업경쟁력은 떨어지고 급기야 한국을 떠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문 대통령은 이번 총회에서 40% 감축을 호언했다. 대통령이 말만 하면 '탄소제로'가 되는 게 아니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그 짐은 기업과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과욕 부리다 제 발등 찍을라 무섭다. 잘못하다간 경제위기의 새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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