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정책포럼서 '정치개혁 과제' 발표 "우리나라 사회갈등 해소·조율에 실패 가장 낙후된 '갈등 공화국' 대안 시급"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 교수(안민정책포럼 회장)
"우리나라는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조율하는 데 실패해 사회 통합과 연대면에서 가장 낙후된 나라입니다. 승자독식의 정치구조를 바꾸는 개헌과 선거제도의 개혁이 매우 시급합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 교수(안민정책포럼 회장)는 지난 29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박병원)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대타협의 정치와 능력의 민주주의를 위한 정치개혁 과제'란 주제를 발표했다.
이날 안민정책포럼의 정책제언 시리즈 세 번째 세미나 주제발표에 나선 박 교수는 한국을 '갈등 공화국'이라고 압축해서 표현했다. 경제적 부와 소득의 양극화 뿐 아니라 이념·세대·남녀·노사 이해를 둘러싼 인식의 양극화가 갈수록 첨예화하고, 더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올해 영국 킹스칼리지 정책연구소와 입소스가 전 세계 주요국 2만3000명을 인터뷰 한 결과 28개국 중 한국이 사회갈등면에서 최고치"라며 "문화 전쟁국이라는 오명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특히 12개 조사항목 가운데 이념대립, 남녀대립,고학력자와 저학력자의 대립, 여·야 지지자의 대립, 빈부대립, 세대대립 그리고 종교대립에서 1위를 기록했고 전체 분야의 평균도 28개국 평균을 크게 넘어섰다.
박 교수는 "이런 사회갈등의 정점엔 정치분야가 있다"며 "최근 국내 방송사의 조사에서 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데 있어서 정당의 역할이 부정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독점의 정치에서 협치의 정치로 가기 위해선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 직선 대통령과 다수파 총리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의 준연동형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철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하며, 대통령 선거 또한 결선투표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2018년 실패한 개헌 논의의 성과는 여야 모두 제왕적 대통령으로부터 탈피에 합의했다는 점"이라며 "견제와 균형의 분권형 국정운영을 통해 국민적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 직선 대통령과 의회 다수파 총리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현재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으면서도 의원의 장관 기용, 정부의 입법청원권 등 내각제 요소를 활용해 승자독식의 정치를 강화한 부작용이 있지만 이 부작용이 직선대통령과 국회의 추천·선출 총리의 권력분산을 통해 오히려 장점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정치권의 정교한 제도설계 능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내각구성권과 국회해산권, 그리고 총리의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 등의 조합이 중요하다"며 "최종적으로 국회의 총리선출제를 설정하고 우선 해임건의권을 가진 총리를 국회에서 복수 추천하는 방식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러한 제도개혁은 사실상 현재의 정치일정으로 당장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르면 2024년 2월쯤 가야 본격적인 논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