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환승 50.5만건…작년 전체 2배 올해 적자 3조원 이를듯…역대 최대 1·2세대 보험료, 내년도 인상 불가피
손해보험협회 제공
1, 2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올해 상반기 3세대 실손보험으로 대거 '갈아타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부담에 무제한 진료비 혜택을 포기하고 이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세대 구(舊)실손보험(2009.9 이전 판매)과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2009.10∼2017.3) 계약자 가운데 3세대 신(新)실손보험(2017.4∼2021.6)으로 갈아타기 계약은 50만506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갈아타기 계약(25만129건)과 비교해 두 배 급증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구실손보험은 의료비 무제한 혜택을 제공해 가입자들이 계약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같은 혜택에도 옛 상품 가입자들이 대거 계약 전환을 택한 데에는 실손보험의 대규모 손해로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무거워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근 몇 년간 1·2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했다.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대 주요 손해보험사는 올해 1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17.5∼19.6% 인상했다. 2017년과 2019년에는 10%씩, 지난해에는 9.9%를 올렸다.
반면 5대 손보사의 올해 3분기 실손보험 신규 가입은 18만2367건(단체·유병력자·노후 실손 제외)에 그쳤다. 상반기 신규 가입 101만2323건과 비교하면 월평균으로 64% 급감한 수치다.
기존 실손보험 계약자의 상품 갈아타기, 즉 전환계약을 합친 3분기 가입은 22만218건으로, 역시 71% 격감했다. 이는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되고 본인 부담도 늘어난 4세대 실손보험으로 지난 7월 상품이 교체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는 내년에도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초점 백내장수술, 도수치료, 비타민·영양주사 등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위험손해액, 발생손해액에서 위험보험료를 차감한 금액)는 2조3608억원으로 2조원을 훌쩍 넘겼다. 2017년(1조2195억원)과 비교하면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올해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손실액 증가와 함께 손해율도 늘면서 최근 2년간 줄곧 130%를 상회하고 있다. 전체 손보사의 실손보험 손해율은 2017년 123.2%에서 2018년 121.8%로 소폭 줄었다가 이후 2019년 134.6%, 2020년 130.5%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132.6%를 나타냈다.김수현기자 ksh@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