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규제 수위가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금리 인상과 함께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호조세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말 기업대출 잔액은 621조7423억원으로 작년 12월말보다 8.01% 늘었다. 이 중 중소기업대출은 8.72% 증가했으며, 대기업은 3.50%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4.88%에 그쳤다. 기업대출 증가율을 보면 중기대출은 8.50%에 달했고 대기업은 2.44%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이달 중순 조사한 '국내은행 차주별 대출태도지수'에 따르면 은행들이 올해 4분기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기업대출에 나서고 있단 걸 알 수 있다. 지난 3분기는 가계와 기업 모두 대출 태도지수가 마이너스로 대기업 -9, 중소기업 -3, 가계주택 -35, 가계일반 -29였다. 하지만 4분기 들어 기업대출은 플러스로 바뀌었다. 대기업 3, 중소기업 3, 가계주택 -15, 가계일반 -32로 가계대출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이같은 시중은행들의 기업대출 늘리기엔 금융당국의 주문도 영향을 미쳤다. 당국은 2023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던 '바젤3'를 지난해 조기 도입하는 조건으로 은행별로 기업대출 비중을 51~57%선에 맞추도록 당부했다. 또한 내년 3월까지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개인사업자대출의 가중치를 100%에서 85%로 낮추는 인센티브를 주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이미 주거래 은행이 정해진 대기업 대신 중소기업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부터 소상공인이 지역신용보증재단과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농협 은행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대출이 가능하도록 한 '온택트 특례보증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국민은행은 이미 지난해 말 'KB스마트기업대출'로 100% 비대면 기업대출 서비스를 구축했다. 우리은행도 올해 개인사업자 전용 비대면 대출인 '우리 오(Oh!) 클릭대출'을,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한 '우리은행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대출'을 출시했다. 농협은행은 전국 상권분석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중소기업·소상공인에 특화한 'NH기업스마트뱅킹'을 내놓기도 했다. 산업은행도 2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비대면 기업대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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