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모바일 공룡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구글 갑질 방지법이 9월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이들 두 업체가 제대로 된 이행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제도 시행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구글 갑질 방지법은 모바일 앱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구글, 애플이 인앱 결제 강제를 통해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강제하거나 타 앱 거래를 차단할 수 없도록 한 규제법이다.
특히 애플은 지난 10월1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이행 계획서에서 "현 정책이 개정법에 부합한다"며 기존의 결제시스템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은 법 취지에 맞게 외부 거래를 확대하겠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세부지침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이같이 버티고 나서면서 구글, 애플이 시장의 독점력을 앞세워 국내 콘텐츠 업체에 계속 인앱 결제를 강제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실상 정부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게 국내 시장의 반응이다. 구글과 애플의 눈치를 봐야 하는 국내 게임사들은 우회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지 못하고 기존처럼 30%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게임 업계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에 구글과 애플에게 이행 계획서를 다시 제출토록 하는 한편, 조사를 통해 인앱 결제 강제 사실이 적발되면 매출액의 최대 2%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계획이다. 법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글이나 애플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국내법 무시는 구글, 애플뿐이 아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공룡인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라는 국내 법원의 판결을 받고도 지불을 미루고 있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 부문 부사장은 25일(현지시간) 뉴스룸에 "한국 인터넷사업자(ISP) 중 한 곳을 제외하고는 넷플릭스와 한국 창작 생태계의 깊은 파트너십과 우정은 '깐부' 같다"며 국내 망 사용료 정책을 정면 반박했다. 특히 이 발언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합리적인 망 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계약 등도 챙겨 달라"고 언급한 뒤 나온 것이어서 국내 업계 안팎의 공분을 사고 있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기업들의 행태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면서 "정부 또한 그간 해외 기업이라는 이유로 미국의 반발 등을 우려해 봐준 것이 사실인 만큼 구체적인 페널티를 명확히 부여한다면 어느 정도 규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