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발생한 KT 통신장애 원인이 '라우팅 오류'(네트워크 경로설정 오류)였다는 설명을 내놓으면서, 결국 이번 사고가 KT 내부에 의한 '인재'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T는 당초 사고 원인에 대해 "초기에는 트래픽 과부하가 발생해 '디도스(DDoS) 공격'으로 추정했으나, 면밀히 확인한 결과 라우팅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라우팅은 데이터가 어떤 경로를 거쳐서 가도록 할지 주소를 부여하는 것이다. 코어망과 전송망, 액세스망 등 네트워크의 중앙부에서 가입자까지 경로를 어떻게 연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를 결정하는 작업이다.

통신사들은 이를 통해 대규모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인터넷망이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위로 라우팅 오류가 발생했는지, 또 이로인해 트래픽에 어떻게 문제가 생겼는지는 KT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라우팅 관련 설정치가 잘못 지정돼 트래픽이 특정 네트워크로 쏠리면서 과부하가 일어나고 전체 인터넷망의 장애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추측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라우팅 오류가 발생했는지는 추가 조사로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라우팅 작업은 매뉴얼에 따라 사전 설정된 값을 기초로 자동화된 설비가 맡아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고가 설비 차원의 오류인지, 관리자의 설정 실수인지, 또 기기 교체나 점검 작업 도중 일어난 것인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최초 '디도스 공격'을 원인으로 잘못 거론했던 KT의 초기 발표가 지나치게 섣불러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적인 통신장애인 만큼 복구는 서둘러야 하지만, 원인 파악에는 더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통신사가 기본적으로 회선을 다중화하는 점을 고려하면 디도스 공격으로 전국망이 동시에 마비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디도스 공격으로 KT와 같은 국가 기간망 사업자의 통신망이 전국적으로 마비될 정도라면 국내 인터넷 산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송통신 재난대응 상황실을 구성하고 이번 사고에 대한 심층 조사에 착수했다. 김나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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