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2년이면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재정적자 등을 법으로 규정하는 재정준칙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박형수 K-정책플랫폼 원장(전 조세재정연구원장)은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한국의 재정건전성 진단과 과제'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 원장은 "정부의 국가재정 운용계획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5년까지 9년 간 국가채무가 782조원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2016년까지 68년 간 누적 국가채무액(627조원)의 1.2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빠른 고령화 속도와 잠재성장률 저하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위기 극복 이후 재정이 정상화됐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코로나 종식 후에도 만성적인 재정악화에 시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이라도 재정건정성 훼손을 방어하기 위해 재정적자와 국가채무한도를 법으로 규정하는 재정준칙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전 재정학회장)은 인구감소에도 교육·복지 예산이 증가하는 등 재정지출의 비효율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우리 정부가 재정위기 대응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OECD의 재정위기관리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OECD 중 재정위기 대응에 가장 소극적인 국가 중 하나"라며 "정부정책 뿐 아니라 각 정당의 공약이 재정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하는 네덜란드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전문가들은 재정준칙 도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겸 단국대 교수는 "부문별한 재정지출이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지면서 현 세대가 미래세대에 막대한 빚을 떠넘기는 셈"이라며 "자녀에게 빚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엄격하고 구속력 있는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옥동석 인천대 교수(전 조세재정연구원장)도 "방만한 재정지출을 막으려면, 하루빨리 재정준칙을 제정하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적인 위원회를 통해 정부의 재정운용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동의했고,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향후 5년 간 복지지출 증가 속도를 GDP 대비 2%p 수준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내년에는 사상 최초로 나라빚 1000조원, 국가채무비율 50%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재정은 한국경제의 최후의 보루인 만큼 이제부터라도 나라살림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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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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