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았지만 감격스럽다"
1단·2단 자막 나오자 가슴졸여
궤도 안착 실패소식에 아쉬움도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고흥=연합뉴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고흥=연합뉴스>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만 해도 대단하다. 위성을 목표 궤도에 완벽하게 안착시키진 못했지만 우리가 만든 첫 발사체로 우주로 띄워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희망을 보았다."

21일 오후 5시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되기 약 30분 전부터 서울역 대합실에 기다리던 시민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잠시 후 더미 위성이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그래도 '절반의 성공' 아니냐"며 "이번에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내년에는 반드시 성공하길 기원한다"며 성원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누리호 발사를 앞두고 역사 안에는 누리호 모형과 '디데이'를 표시한 선간판, 기념품, 팸플릿, 응원 문구를 적을 수 있는 메모장 등이 비치돼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시민들은 메모장에 '대한민국의 힘 누리호', '힘내라 누리호' 같은 문구를 적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발사 10분 전부터는 지나가던 학생들과 어르신들, 직장인들까지 발길을 멈추고 방송 화면을 응시했다. 점차 사람들이 늘면서 금방 50명가량이 운집했다.

창원에서 잠깐 상경했다는 박모(61) 씨는 "세계가 한국 기술을 인정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나도 엔지니어 출신이라 관심이 많다"고 했다.

마침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역사 안 곳곳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쭉쭉 올라가라"고 외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시민들은 방송 뉴스에 '1단 분리 성공', '2단 분리 성공', '모사체 분리 성공' 등 자막이 뜰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고 웃으며 "떨어질까봐 조마조마했다"고 했다.

차모(47) 씨는 누리호가 우주를 향해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누리호가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발사 순간에는 울컥했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도 응원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후 2시부터 응원전을 준비했다. 처음 100여 명에 불과했던 시청자는 로켓 발사를 앞둔 시간에는 500명으로 불어났다.

누리꾼들은 누리호 무게와 높이 등을 댓글로 물어봤고, 전문가가 이에 일일이 답해주는 식으로 서로 소통하며 발사 순간을 기다렸다. 발사 1분 전에는 "누리호, 힘차게 날아라, 아자!" 같은 응원 글을 올리며 떨리는 마음을 공유하기도 했다.

발사 후 단계별로 성공 소식이 전해지자 채팅창에서는 "소름 돋았다", "감격스럽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누리꾼들이 카운트다운을 함께 외치며 건강과 취업 등 저마다 소원을 빌었다. "누리호야 우주를 누리자"라며 누리호의 이름을 따 성공을 기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종로구에 사는 김모(27)씨는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첫 번째 발사체라는데 좀 늦은 감이 있다"며 "누리호가 목적지까지 잘 안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들은 누리호에 실려 보낸 더미 위성의 궤도 안착 실패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아쉽긴 하지만 내년 5월 두번째 발사할 때에는 반드시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은 누리호 발사 궤적. <고흥=연합뉴스>ㅣ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은 누리호 발사 궤적. <고흥=연합뉴스>ㅣ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고흥=연합뉴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ll)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고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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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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