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품격없는 막가파 망언, 평소에도 아무 생각 없는 듯…대국민 사과, 사퇴하라" 洪 "아무말 대잔치 넘어 망발, 대선후보 자격 의심…가족 보호용 무리수" 尹 "全 5·18과 쿠데타 잘못 분명 말했다…전문가 권한위임 평가가 논란 거리냐"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가운데)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전 대통령 정치는 잘했다' 발언에 당내 대권 경쟁자인 유승민(왼쪽) 전 의원과 홍준표(오른쪽) 의원이 맹공을 이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일부 재평가한 발언 논란이 확산되자, 국민의힘 대권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거듭 협공을 가했다. "이런 사람을 대선후보로 뽑는다면 보수정치도 끝장"이란 말까지 나왔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19일 밤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의 전비어천가, 역겹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5·18과 쿠데타만 빼면 전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 이 말을 한 사람이 감히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이냐"며 "품격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막가파의 망언"이라고 질타했다.
유 전 의원은 "5·18의 아픔 앞에 이런 망언을 한다는 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공감능력이 없는 건지, 오직 표 계산에만 정신이 팔린 건지, 아니면 평소에도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건지, 참 경악스럽고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기업들에게 수천억 돈을 뜯고 세금을 훔쳐서 자기 주머니에 수천억 비자금을 챙겨서 말 잘 듣는 '똘마니'들에게 나눠주는 식의 썩어빠진 부패 정치를 윤 후보는 '잘하는 정치이고 조직관리'라는 말이냐"며 "이런 저렴한 역사인식과 몰상식한 사람이 보수의 예비후보로 대선에 출마한다는 게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이러고도 공정과 상식을 말하고 부정부패 척결을 말할 수 있나.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는 게 나라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불행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며 "이런 사람을 대선후보로 뽑는다면 보수정치도 끝장"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유 전 의원 측은 앞서 권성주 대변인 논평으로도 "호남분들까지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 정권을 옹호한 건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윤 후보는 1일 1망언 후보를 넘어 입만 벌리면 망언을 뱉는 '벌망' 후보"라고 공격했다.
홍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으로 "윤 후보가 오늘 한 당 중진 모욕 발언('선거 4연패의 주역들' 언급)과 전두환 옹호 발언은 아무 말 대잔치를 넘어 망발에 가깝다"며 "본인, 처, 장모의 끝없는 범죄 의혹에 1일 1망언으로 당의 위상과 명예를 추락 시키고 대선후보로서의 자격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고 저격했다.
그는 "대선에 이기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후보만 되면 당을 보호막으로 자기 가족은 보호할 수 있다'는 얄팍한 생각에서 나오는 무리수인 것으로 보인다"고 짐작했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 전 총장을 싸잡아 "만약 범죄혐의자끼리의 대선으로 간다면 이번 선거는 외신도 비웃는 오징어 게임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거듭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부디 현명한 판단이 있으시기 바란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홍 의원은 이전 글에선 "윤 후보의 '아무 말 대잔치'를 보면서 외신이 한국 대선을 '오징어 게임' 같다고 조롱하는 게 이해할 만하다"며 "이런 사람과 국가 대사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논란 초기엔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윤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사람만 잘 쓰면 된다'는 인식이야말로 수천년 왕조시대의 왕보다도 못한 천박하고 한심한 지도자 철학"이라고 성토하며 즉각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19일 부산 해운대구갑 당원협의회를 방문, 당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을 뽑아서 적재적소에 두고 전 시스템 관리나 하면서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소통하고 아젠다만 챙기겠다"며 전 전 대통령 사례를 거론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건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정치를 잘했다고)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을 관리해봤기 때문에 맡긴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본인의 인사·조직관리 기조를 설명하면서 전 전 대통령이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경제정책 전권을 준 사례 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이나, 여야 불문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윤 전 총장은 논란 확산 이후 국민의힘 경남도당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뭐 내가 얘길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어서 한다"며 "잘한 부분은 잘한 거고, 잘못한 건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하지 않았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집권 기간) 7년 동안 그분(전 전 대통령)이 잘못한 거 맞다. 그러나 뭐 다 잘못한 건 아니지 않냐"며 "정치를 전반적으로 다 잘했다는 게 아니고 '권력의 권한 위임'이란 측면에선 그 후에 대통령들도 배울 점이 있다는 얘기들은 전문가들이 다 하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윤 전 총장은 "저한테도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대통령이 되면 다방면에 조금씩 아는 것 갖고 나서지 말고 최고의 전문가들한테 맡기라'는 문자를 보내주시고 한다"며 "그거 갖고 논란한다는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