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급한 2명 중 1명 곽상도 판단
로비의혹 축소 가능성도 염두해
대장동 4인방 자금 흐름 추적중
남욱, 수익금 전액기부 선처요청

남욱 변호사가 지난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귀국해 검찰에 체포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남욱 변호사가 지난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귀국해 검찰에 체포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핵심 인물로 지목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검찰 조사에서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두 사람 빼고 실제 돈이 전달된 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50억 클럽'은 대장동 사업 투자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을 이미 받았거나 거액을 받기로 약정했다는 로비 대상자 명단을 뜻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서 이뤄진 조사에서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저는 김만배씨가 (이들에게) 돈을 줘야 한다고 해서 자금만 마련했을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언급한 두 명 중 한 사람은 김씨 구속영장에도 적시된 곽상도 전 국회의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뒤 받은 퇴직금 50억원을 뇌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아울러 검찰은 남 변호사가 로비 의혹을 축소하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김씨 등 이른바 '대장동 4인방'의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이 불거지기 직전 수사망을 피해 미국으로 떠났던 남 변호사가 자신의 수익금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차례 구속돼 재판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그는 대장동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금 1007억원 가운데 즉시 융통 가능한 자금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수사 당국에 선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수익금 중 절반인 500억원은 대장동 사업에 들어간 금융기관 대출을 갚는 데 사용했고, 나머지 절반 중 300억원은 부동산에 묶여있어 현금은 200억원 정도라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남 변호사는 지난달 중순 미국으로 건너간 뒤 일부 언론과 접촉하면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 등 다른 '대장동 키맨'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두 사람이 잇따라 검찰 조사를 받을 때도 남 변호사는 미국에 체류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만을 언론을 통해 전달하다 여권이 무효가 되는 등 운신의 폭이 좁아지자 지난 18일 귀국했다.

남 변호사를 공항에서 체포한 검찰은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추가 조사를 거쳐 이르면 이날 밤 남 변호사에 대해 뇌물공여 약속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이번 영장 청구는 이미 김만배씨의 구속영장을 한 차례 기각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인만큼 수사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건 초기 미국으로 도피성 출국을 하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로비 등 각종 의혹의 책임을 유 전 본부장 등에게 떠넘기며 혐의를 부인한 것이 영장 청구의 빌미를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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