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냉방 지원 사업이 대부분 하절기 이후인 가을·겨울에 이뤄지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료:황운하 의원실>
정부의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냉방 지원 사업이 대부분 하절기 이후인 가을·겨울에 이뤄지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료:황운하 의원실>
에너지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저소득층의 여름철·겨울철 냉·난방을 지원하는 정부의 에너지복지 사업이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랭 질환보다 온열 질환 발생률이 훨씬 높은데도 냉방 지원 예산이 더 저조하거나, 계절에 맞지 않는 냉·난방 용품을 지원하는 등 사업 전반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에너지재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올해까지 여름철 냉방 지원 예산은 414억원으로 같은 기간 겨울철 난방 지원 예산 8044억원의 5.1%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 예산만 보면 180억원 대 1732억원으로, 냉방 예산은 난방 예산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 발생률이 더 높다. 질병관리청의 '온열·한랭 질환 발병 통계'에 따르면 응급실을 운영하는 전국 의료기관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신고한 여름철(5~9월) 온열 질환자는 1만1145명이었고, 이 가운데 96명이 사망했다. 같은 기간 겨울철(12월~이듬해 2월)의 한랭 질환자는 2210명, 사망자는 35명이었다. 무더위가 한파보다 질환자는 약 5배, 사망자는 2.7배 많이 발생시킨 것이다.

정부의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시행하는 한국에너지공단은 2018년 폭염으로 온열질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2019년이 돼서야 냉방용 에너지바우처 예산을 처음으로 편성했다. 올해까지 냉방 지원 예산은 모두 182억원 편성됐다. 반면 같은 기간 겨울철 난방 지원 예산은 4144억원으로, 냉방 지원 예산의 20배가 넘었다. 냉방 에너지바우처 사업이 시작된 2019년부터 비교해도 난방 지원 예산이 13배 가량 더 많다.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제때 이뤄지지 못해 저소득층의 냉·난방 불편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한국에너지재단으로부터 받은 '저소득층 에너지 효율화사업 진행 현황'에 따르면 동절기 전 보일러 설치 등 난방 지원 완료율은 2016년 0%, 2017년 0.4%, 2018년 19.8%로 저조했다.

감사원이 2018년 12월 "동절기가 오기 전에 대상 가구가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저소득층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 직후인 2019년, 25.4%로 완료율이 높아졌다가 지난해에는 5.4%로 다시 낮아졌다.

에어컨 설치 등 냉방 지원 사업도 비슷했다. 하절기 이후 냉방 지원이 이뤄진 비율은 2019년 75.8%, 2020년 79.8%에 달했다. 저소득층이 여름철·겨울철에 대비할 수 있도록 냉·난방용품을 지원한다는 사업 취지와 맞지 않게 '늑장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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