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서민 실수요자 대상 전세 대출과 잔금 대출이 일선 은행 지점 등에서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금융당국은 세심하게 관리하라"고 특별 주문하자 친문 성향의 커뮤니티에 달린 댓글이다.
게시자는 "문 대통령은 집값 떨어지는 게 싫은 건가요?"라며 "또 대출 풀라고 했네요. (주택) 공급하라고 이렇게 간절히 지시한 적이 있던가요?"라고 적었다. 누리꾼 A씨는 "집값이 오르기 전에 대출을 줄였어야지, 지금 올릴 만큼 다 올리고 대출 제한하면 흙수저들은 죽으란 말인가요"라고 말했다. 누리꾼 B씨는 "알고 보면 서민을 위하는 정부가 아니다. 다주택자만 예뻐한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3대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도 결국 자영업자 저소득층 구조조정한거잖아요"라고 비판했다.
규제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전세 실수요자들은 "한숨 돌렸다"라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당초 다음주 발표될 정부의 가계부채 추가 대책에 전세 대출 규제 강화 조치가 담길 것으로 전해지면서 전세 실수요자들은 크게 불안해했다. 곧 전세 대출이 막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전세 계약을 서두르는 임차인까지 생겨났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세대출 규제를 다시 생각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속출했다.
하지만 전세 대출 규제를 강화할 경우 대부분 실수요자인 세입자들이 전세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특히 서민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고승범 위원장은 14일 "실수요자가 이용하는 전세 대출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올해 4분기 전세 대출에 대해서는 총량 관리를 하는 데 있어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할 생각"이라며 방침을 바꿨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금융위의 입장과 관련해 "서민 실수요자 대상 전세 대출과 잔금 대출이 일선 은행 지점 등에서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금융당국은 세심하게 관리하라"고 특별 주문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은 매물이 늘고 있음에도 전셋값이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 1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5923건으로 두 달 전 2만850건과 비교해 5073건 증가했다. 가을철 이사 성수기로 전세 매물이 귀한 시기인 것을 감안하면 최근 전세 매물 증가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꼽힌다. 작년 10월 15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9718건인 것과 비교하면 2.6배나 많은 물량이다.
그러나 전셋값 상승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작년 7월 3.3㎡당 1490만원에서 올해 7월 1910만원으로 28.2%(420만원) 상승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 1년 전인 2019년 7월 1362만원이던 3.3㎡당 전셋값이 작년 7월 1490만원으로 9.4%(128만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정확히 3배 상승률이다.
세입자들은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 못 해 월세로 밀려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1만2567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39.4%(4954건)를 차지했다. 올해 7월 35.5%보다 3.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흔히 반전세로 통칭하는 월세·준월세·준전세의 비중은 작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새 임대차 법 시행 후 1년간(작년 8월∼올해 8월) 반전세 거래 비중은 35.1%(18만5273건 중 6만5088건)로, 법 시행 전 1년간 28.1%(2019년 8월∼작년 7월·19만6374건 중 5만5215건)에 비해 7.0%포인트 높아졌다.
법 시행 전 1년 동안은 반전세 거래의 비중이 30%를 넘긴 적이 딱 한 달(작년 4월 32.7%)밖에 없었지만, 법 시행 후 작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는 이 비중이 30% 미만인 달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