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씨.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씨.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꿔 의문이 커지고 있다.

앞서 김씨는 돈 문제 갈등을 피하기 위해 민간동업자들에게 둘러댄 말이었다며 '그분' 발언 자체는 인정하는 태도를 취한 바 있는데, 논란이 커지자 몇 시간 만에 이를 다시 거둬들인 것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새벽 0시 30분께 14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의 '절반은 그분 것' 발언 진위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내 쪽으로 구사업자 갈등이 번지지 않게 하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통화를 녹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허위사실을 말했는지에 대해 묻자, 김씨는 "저는 한 번도 정씨와 진실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왜냐면 정씨가 과거 사업자가 구속될 때 적극적으로 역할을 했고 언젠가 이런 일이 또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녹취가 이런 식으로 사용될 줄 몰랐다"며 "민사나 이 정도로 사용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정치적·형사적으로 확대될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로비로 의심을 살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계좌 추적 등을 검찰이 조사해보면 사실이 아닌 걸 다 알 수 있어서 그랬다"고 했다.

김씨는 녹취록 발언 가운데 '천화동인 1호 소유 타운하우스는 A대법관 딸의 국내 주거용'이라는 발언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수표 4억원, 현금 1억원을 줬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검찰은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을 중심으로 화천대유의 '350억원 로비', '50억 클럽', '700억원 약정',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등에 대해 주요 관계자들의 발언과 정민용 변호사의 자술서에 등장한 김씨의 정·관계 로비 정황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등장한 '그분'을 두고 구속된 성남도시개발공사 유 전 본부장, 또는 제3의 인물일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 밖에 곽상도 전 의원 아들에게 지급된 퇴직금 명목의 50억원의 성격에 대해서도 뇌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등 화천대유 고문들에게 지급된 고문료 역시 수상한 자금 흐름 과정에서 따져봐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한편, 해당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후 구속 상태인 유 전 본부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당시 개발사업에 관여했던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전 개발1팀장)도 재차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그간 검찰은 김 처장을 상대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민간부문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삭제된 경위 등을 조사한 바 있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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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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