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월중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12일 밝혔다. 인상폭도 0.25%포인트 이상일 수 있다고 암시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0.75% 수준에서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직후 간담회에서 '대내외 여건변화가 국내경제와 물가, 경기회복 흐름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짚어보고 예상대로 흘러간다'는 것을 전제로 "다음번 회의에서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달 인상되면 금통위는 올해만 두차례 기준금리를 올리게 된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3월과 5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낮춘 뒤, 지난 8월 15개월만에 0.25%포인트 인상하며 0%대 저금리 시대 종결을 알렸다.

이 총재는 또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의 금융여건에 대해서도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한 차례 금리인상만으로는 정책효과가 곧바로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에선 임지원, 서영경 금통위원이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소수 의견은 여러 상황을 볼 때 지금이 인상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라며 "향후 상황이 금통위가 보고 있는 생각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다음 회의에서 추가 인상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위원들의 견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통상 1~2명의 소수의견이 나오면 추가 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금리인상과 관련해 '점진적'이라는 표현 대신 '적절히'라는 표현이 들어가 인상폭이 기존보다 커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동안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씩의 점진적으로 인상해왔다.

이 총재는 관련해 "'점진적'이라는 표현이 (기준금리 인상) 회의를 한 번 건너뛰거나 인상 폭이 제한되는 것으로 해석돼 시정할 필요가 있었다"며 "'적절히'는 성장·물가, 금융불균형 등 대외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히 대응을 취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에도 불구하고 경제 주체들의 차입에 의한 수익추구 행위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며 "금융불균형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통화정책도 거시경제 여건에 맞춰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물가 상황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8월 이후 국제유가 상승세가 확대됐다는 점이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라며 "유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에 봤던 수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말해 물가안정을 위한 적절한 대응이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황두현기자 au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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