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어 두 번 연속...경기부진·증시변동성 고려 11월 25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서 추가 인상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인상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코로나19 4차대유행으로 인한 경기 지표 부진에 증시 변동성 확대 등 금융시장 불안 요인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릴 연 0.7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3월과 5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낮춘 뒤, 지난 8월 15개월만에 현 수준으로 올리면서 0%대 저금리 시대 종결을 알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당시 "경기와 물가를 감안했을 때 현재의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며 "통화정책 완화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가계부채가 1800조원을 넘어서고,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이 더해지면서 금유불균형 누증이 심화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통위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지속하고 있고 거시경제 지표 부진과 증시 하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8월 생산, 소비, 투자 등 3대 경제 지표가 석 달 만에 일제히 감소했다.
국내 증시 하락세가 이어진 점도 기준금리 동결 요인이 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중국 헝다 사태 등의 여파로 지난 8일 코스피는 올 들어 가장 낮은 2908.31까지 추락했다. 시장전문가 100명 중 87명도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앞선 조사보다 동결을 예상한 전문가가 20명 늘어난 것이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만큼 내달 25일 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여전히 빠르고 전세와 매매 등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 리스크가 누적되는 상황이다.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한 금융위의 정책 공조를 위해서는 추가 금리인상이 절실하다.
6개월째 2%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물가상승률도 금리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1%대 중반인 1.5%까지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의 1.8%를 넘어 연간 물가 안정 목표 2.0%를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