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방력 강화,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우선해야 할 핵심 국가정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강력한 군사력 보유 노력은 평화적인 환경에서든 대결적인 상황에서든 주권국가가 한시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당위적인 자위적이며 의무적 권리"라면서 "중핵적인 국책으로 되어야 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과 미국을 주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으면서도 강한 군사력 보유노력은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전날 3대혁명전시관에서 개최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기념연설에서 "그 누구도 다칠 수 없는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계속 강화해나가는 것은 우리 당의 드팀(틈이 생기거나 어긋남이) 없는 최중대 정책이고 목표이며 드팀 없는 의지"라며 "우선 강해지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면서 "미국은 아직까지도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써 지역의 긴장을 산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명백한 것은 조선반도 지역의 정세 불안정은 미국이라는 근원 때문에 쉽게 해소될 수 없게 돼 있다"면서도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적으로 명시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주적임은 분명히 한 것이다.

또한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는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와 관련해 "일방의 기준, 관철만으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면서 "정부로서는 북한 입장과 의도를 예단하지 않고 앞으로의 태도 등을 지켜보면서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분석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적을 명시하지 않으면서 무력증강을 언급하는 의도가 '핵보유국 인정'에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자신들이 보유한 핵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정당하다'는 의미로 한 발언이고, 북한이 대화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이중잣대' 주장에 말려든다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북한이 9월부터 반복하고 있는 메시지가 이번에도 반복된 것으로, 연속 선상으로 본다"며 "북한이 남조선이나 미국 등 특정한 국가를 향해 주적이 아니라고 말한 것은 자신들이 들고 있는 핵이나 상용무기를 시험하고 자위적인 국방발전관리 하는 것이고 한국도 그렇게 하지 않느냐는 논리"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국방발전전람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이 전람회에 최근 5년간 개발한 무기가 전시됐다고 전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