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거대한 변혁 소용돌이 직면, 역전 DNA로 위기 돌파하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창립 69주년을 맞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역전의 DNA'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2일 오전 사내방송으로 그룹 69주년 창립 기념사를 하고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한화그룹은 코로나19 방역 상황 등을 고려해 공식적인 창립기념 행사 없이 사업부 또는 팀 단위로 최소 인원만 참석해 장기근속자 포상 등을 진행했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거대한 변혁의 소용돌이가 다시금 우리 앞에 놓였다"면서, 그럼에도 한화에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역전의 DNA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철저한 준비를 통해 두려움이 아닌 희망으로 새로운 세계를 향한 가슴 뛰는 도전을 시작하자"며 "더 발전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차원이 다른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변화의 패러다임을 이끌 화두로 '사업구조 혁신',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경영' 등을 제시했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김 회장의 전략에 맞춰 역동적인 변화를 추진 중이다. 먼저 우주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기존 보유한 발사체와 엔진·위성 등 역량에 더해 연구개발과 인수·합병(M&A) 등으로 지속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21일 진행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엔진을 생산·공급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수소에너지 사업 분야에서도 벨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전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그린수소의 공급부터 압축, 운송, 충전, 발전 및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이미 그룹 내에 갖춰나가고 있으며, 수소혼소 기술력을 갖춘 PSM과 토마센 에너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수소 혼소발전은 기존 노후 가스터빈에 수소 연소기 기술을 적용해 친환경 전환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디지털 솔루션과 신사업 확대에서는 한화생명의 '구독보험' 출시, 인공지능(AI) 보험심사 활용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서는 반복 업무의 자동화 등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 업무환경부터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사업 영역별로는 디지털 기반 공정 개선과 비대면 서비스 확대 등 경영 전 영역에서 AI와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 중이다.

김 회장은 또 "100년을 영속하는 기업 한화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기준이 지속가능경영의 표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올 상반기에 출범한 그룹·주요 계열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이와 함께 "이제 긴 터널의 끝이 머지 않았다"며 "조금 더 힘내서 어려웠던 이 터널을 무사히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창립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10월 한 달 동안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판교 R&D센터 5개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디펜스, 한화테크윈, 한화정밀기계, 한화파워시스템)는 지난 6일부터 양일간 재사용 가능한 물품을 기증하는 행사를 진행했고, 한화토탈은 임직원과 가족들의 비대면 걷기대회 걸음 달성으로 조성된 매칭그랜트 기금 1000만원을 사막화 방지 숲 조성 기금으로 전달했다.

한화시스템은 9일부터 취약계층 대상 1일 1식 도시락 나눔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한화그룹은 '사업보국'의 창업 이념과 '함께멀리'의 사회공헌 철학을 통해 창립 69주년의 의미를 더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